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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치솟아도 '얼죽신'…'로또' 줍줍에 청약홈 마비도
부동산정책·제도 2024.12.25 17:35:302024년은 청약시장이 다시 달아오른 한 해였다. 일명 ‘얼죽신’으로 불리는 신축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청약에 대한 관심이 커졌고 경쟁률은 치솟았다. 다만 청약 수요자들이 서울과 수도권 일부 단지 등을 제외한 단지에는 눈길도 주지 않으면서 양극화는 더욱 심화됐다. 높아진 공사비에 분양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3.3㎡당 분양가가 1억 원을 훌쩍 넘기는 단지도 등장했다. 급등한 분양가에 ‘줍줍’으로 일컬어지는 무순위 청약의 매력도 커지면서 1가구 모집에 300만 명 가량이 몰려 청약홈이 마비되는 일도 벌어졌다. 25일 서울경제신문이 리얼투데이에 의뢰해 올 초부터 이달 20일까지 청약 접수가 진행된 단지들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전국 1순위 청약 경쟁률은 평균 12.74대 1을 기록했다. 이는 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2020년 26.75대 1을 기록했던 경쟁률은 2021년과 2022년 각각 19.04대 1, 8.17대 1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에야 10.32대 1로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눈에 띄는 점은 서울의 청약 경쟁률만 급등했을 뿐 여타 지역은 되레 떨어지거나 소폭 오르는데 그쳤다는 점이다. 지난해 56.93대 1이었던 서울의 청약 경쟁률은 올 들어 119.43대 1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반면 경기(7.89대 1→10.24대 1)와 인천(5.14대 1→6.06대 1)은 소폭 증가에 그쳤고, 수도권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12.09대 1에서 19.20대 1로 약간 올랐다. 이와 달리 지방의 청약 경쟁률은 지난해 8.59대 1에서 올 들어 6.57대 1로 오히려 떨어졌다. 구체적으로 서울에서는 13개 단지가 평균 1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대표적으로 서울 강남구 ‘디에이치 대치 에델루이’와 ‘청담 르엘'이 각각 1025.57대 1과 667.26대 1을 기록했으며,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와 ‘아크로 리츠카운티’, ‘메이플자이’도 각각 527.33대 1, 482.8대 1, 442.3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하지만 수도권에서는 성남 ‘성남 금토지구 A-3블록 판교테크노밸리 중흥S-클래스’와 경기 화성 ‘동탄2신도시 동탄역 대방 엘리움 더 시그니처’ 등 4곳에 그쳤으며, 지방에서는 충남 아산 ‘아산 탕정 삼성트라팰리스’ 407.48대 1, 전북 전주 ‘에코시티 더샵4차’ 두 곳이 전부였다. 올해 분양한 단지들의 분양가도 크게 올랐다. 올해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의 3.3㎡ 당 평균 분양가는 2061만 원으로, 전년(1800만 원) 대비 14.5%나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상승률이 높았던 곳은 역시 서울이었다. 올해 서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4821만 원으로 전년(3508만 원) 대비 37.4% 증가했다. 대표적으로 올 1월 분양한 서울 광진구 ‘포제스 한강’은 무려 3.3㎡당 1억 3770만 원의 분양가를 기록했다. 분양가는 전국에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울산(33%)과 부산(20.7%), 경북(15.2%), 인천(13.9%), 대구(11.8%), 충남(11.3%) 등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분양가가 하락한 지역은 광주(-1.6%)와 강원(-1.8%), 전남(-2.2%) 등 3곳 뿐이었다. 높아진 분양가에 부담을 느끼면서 무순위 청약에 대한 관심도도 급증했다. 무순위 청약은 대개 수 년 전 분양 당시의 낮은 분양가로 청약 접수를 받아 인근 시세 대비 저렴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1가구를 모집한 경기 화성 ‘동탄역 롯데캐슬’ 무순위 청약에는 294만명이 몰렸고 이에 청약홈 사이트가 마비되면서 청약 접수기한을 연장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승이 청약시장의 양극화를 더욱 자극한 것으로 진단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공사비와 물가가 상승하면서 분양가는 상승세를 이어갔다”며 “이런 상황에서 인근 시세 대비 분양가가 저렴했던 서울과 수도권 내 일부 단지는 청약시장에서 성공했지만 물가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인근 시세 대비 높은 가격에 공급된 지역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도 “가격 상승 기대감과 공급 희소성, 비교적 풍부한 청약 대기 수요가 서울 등 특정 지역으로 쏠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서울에선 1000대 1 이상의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가 나온 상황에서도 전국 115개 단지는 1순위 청약 마감에 실패하는 등 양극화가 뚜렷했다”고 분석했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
빅터차 "상대 악마화하는 韓정치…외국인 투자자들도 우려"
국제정치·사회 2024.12.25 17:35:08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지정학·외교정책 담당 소장 겸 한국석좌(조지타운대 석좌교수)가 “한국 정치에는 상대 진영을 악마화(demonize)하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며 “현재의 정치적 상황을 어떻게 안정시킬지도 중요하지만 끝없이 반복되고 있는 탄핵의 악순환을 끊어낼 방법부터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차 석좌는 23일(현지 시간) 서울경제신문과의 신년 화상 인터뷰에서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등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대통령이 세 번째”라며 이같이 말했다. 비교적 짧은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벌써 세 번째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는 등 극심한 혼란이 반복되는 만큼 탄핵의 악순환을 근절할 구조적 해법부터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다. 미 워싱턴DC 내 대표적인 한반도통으로 평가받는 차 석좌는 한국의 비뚤어진 정치 문화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 정치권은 심각할 정도로 양극화돼 있고 상대 진영을 악마화하며 상대 진영의 (비위를) 찾아내 벌을 주는 것 외에는 중요한 것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끝없이 이어지는 탄핵은 정치적 기능 장애를 낳을 수밖에 없다”며 “외국인투자가들이 한국의 정치적 불안정성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석좌는 최근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진 점을 외국인투자가들이 한국 정치를 비관적으로 보고 행동에 나선 단적인 예로 꼽았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할 것인지에 대해 “취임 후 즉시 철수를 언급할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재임 4년 안에 반드시 이뤄내고 싶은 일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점에는 거의 확신한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주장한 보편관세 10~20%에 대해서도 그는 “한국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차 석좌는 한국 경제에 신성장 동력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비상계엄 사태까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안정적으로 제 기능을 하는 정부가 민간 부문과 협력해 한국의 성장 경로를 제대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의 정치적 위기를 헌법적 틀 안에서 최대한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불안한 美 산타랠리…초조해진 韓 증시
국제경제·마켓 2024.12.25 17:33:47미국 주식시장이 ‘산타 랠리’를 맞이했지만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달라질 거시경제 환경 변화 속에서 상승 동력이 달릴 것이라는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미국 증시에 대한 불안은 ‘세계 꼴찌’ 수준으로 추락한 한국 증시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4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91% 오른 4만 3297.03에 마감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0% 상승한 6040.04에, 나스닥종합지수는 1.35% 급등한 2만 31.13에 장을 마쳤다. 시장에서는 최근 숨고르기 양상을 보이던 증시가 이날 일제히 뛰자 ‘산타 랠리’가 펼쳐질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산타 랠리는 성탄절 기간부터 새해 초까지 증시가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다만 투자자의 기대와 달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적지 않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서겠다고 밝힌 데다 미국 주식이 고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다. 지금 추세라면 미 증시는 2년 연속 20% 이상 상승(S&P500 기준) 달성이 유력하다. 전 세계 증시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성과로 평가되지만 그만큼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쌓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다 한 달도 남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이후 불확실해질 국제 정세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 현재 채권 시장에서는 트럼프 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며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4.6%를 오르내리고 있다. 채권금리 상승은 증시에 부정적이다. 한국 증시에 대해서는 더욱 불안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가뜩이나 한국 증시의 수익률이 주요국 꼴찌로 불릴 만큼 최악인데 전 세계 금융시장의 흐름을 주도하는 미국에서 비관적인 평가가 늘어나면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한국 증시의 제반 여건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반등 자체가 쉽지 않은 점도 문제다. 올 들어 코스피 수익률은 -8.09%(24일 기준)로 미 나스닥(33.44%)은 물론 대만 자취엔(28.94%),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16.65%) 등과 견주기 민망할 정도다. 더 큰 문제는 탄핵 정국 속에 원·달러 환율이 1450원까지 치솟으면서 외국인의 매도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국내 기업의 실적도 트럼프 2기 출범을 앞두고 하향 조정 추세가 뚜렷하다. 실제 최근 3곳 이상의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낮춘 상장사는 10곳 중 6곳(에프앤가이드 기준) 남짓으로 집계됐다. -
빅터 차 "미북회담 본격화땐 韓패싱 우려…누가 대통령되든 어려운 상황"
국제정치·사회 2024.12.25 17:33:31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 이후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있으며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에 과거 미북 회담 실무 경험이 있는 알렉스 웡을 지명했다. 워싱턴 조야는 물론 한국 내에서도 내년 트럼프 취임 이후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지정학·외교정책 담당 소장 겸 한국석좌(조지타운대 석좌교수)는 “트럼프는 김 위원장과 교류하려 할 것”이라고 봤다. 차 석좌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당시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 등을 맡았던 한반도 전문가다. 트럼프 1기 때 주한 미국 대사로도 지명된 바 있다. 차 석좌는 “이 과정에서 일정 부분의 ‘코리아 패싱’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럼프 1기 때 미북 정상회담 당시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미북 간 만남을 주선했고 이후에도 대화에 관여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미 김 위원장과 친분이 있으므로 직접 접촉할 것이며 이 과정에서 한국이 배제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차 석좌는 “(만약 미북 회담이 있을 때) 한국의 (실질적) 정부가 없다면 누가 다음 대통령이 되더라도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차 석좌는 “(미북 대화를) 경주(race)에 비유하면, 트럼프는 1월에 취임을 하기 때문에 이미 트랙에서 훨씬 앞서 있겠지만 한국은 시작이 늦어 매우 뒤처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차 석좌는 ‘미북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패싱당하면 한국 내 독자 핵무장 여론이 증가할 것이라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만약 미국이 김 위원장과 평화 협정을 맺는다면 핵실험 동결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같은 종류에 그치고 북한의 다른 위협에 대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예상했다. 평화 협정의 반대급부로 비핵화가 아닌 핵·ICBM 개발 동결 정도만 받아낼 것이라는 뜻이다. 차 석좌는 “그렇게 되면 한국에서 훨씬 많은 핵무장 대화가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만약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소추안이 인용되고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에 대해 차 석좌는 “민주당 정부는 동아시아와 전 세계를 상대로 윤석열 정부와 매우 다른 정책을 쓸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캠프데이비드 선언, 대만, 공급망, 중국, 주요 7개국(G7),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우크라이나 등을 열거했다. 차 석좌는 “윤석열 정부는 이러한 부문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임했다”며 “하지만 민주당 정부에서는 한국이 이러한 역할을 축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차 석좌는 “나는 이것이 개인적으로 좋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유엔과 주요 20개국(G20) 등 글로벌 거버넌스 구조가 혼란에 빠진 지금 세계는 한국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들과 함께 자유주의 국제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한미일 협력 및 캠프데이비드 선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차 석좌는 “트럼프가 일방적으로 캠프데이비드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실제 실무진 차원에서도 3국 회의를 추진할 수 있지만 한미일 합동훈련으로 뒷받침되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미일 3국은 지난해 8월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를 하고 3국 공동 훈련도 하기로 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이 같은 군사훈련에 비용이 많이 든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특히 한반도 주변에서 훈련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해왔기 때문에 훈련이 실행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
성탄절 하루 앞두고…고속도로 갓길 차량서 교회 목사 숨진채 발견
사회사회일반 2024.12.25 17:33:17성탄절을 하루 앞두고 60대 교회 목사가 고속도로 갓길에 주차된 승합차에서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10분께 경기 고양시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일산IC 인근 갓길에 세워진 승합차에서 한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남성은 고속도로 순찰 중이던 경찰에 의해 발견됐으며 흉기에 찔린 상태였다. 경찰 신원 확인 결과 사망자는 서울의 한 교회 목사인 60대 A씨로 확인됐다. A씨는 혼자 차량에 탑승했던 것으로 조사됐으며 경찰이 발견하기 약 12시간 전 고속도로 갓길에 주차한 것으로 파악됐다. 차량 내부에서 A씨가 자신의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다. 경찰은 A씨 몸에서 자해 행위 시 나타나는 주저흔이 있었고 타살 등 범죄와 관련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범죄 혐의점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시신 부검 없이 사건을 종결할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빅터 차 "트럼프, 혁명적 무역·동맹정책 취할것…韓 내분은 엄청난 불이익"
국제정치·사회 2024.12.25 17:32:54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지정학·외교정책 담당 소장 겸 한국석좌(조지타운대 석좌교수)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 첫날부터 파격적인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으로 봤다. 그는 “트럼프는 행정명령과 그와 유사한 수단을 통해 모든 종류의 정책을 신속하게 시행할 것”이라며 "트럼프의 의제는 1기 때보다 훨씬 더 공격적일 것이다. 트럼프는 동맹·무역·경제·안보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혁명적인 정책을 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차 석좌는 23일(현지 시간) 서울경제신문과 화상 인터뷰를 갖고 “트럼프는 이전보다 정부 운영 방식을 훨씬 더 잘 이해하고 있다”며 “자신이 원하는 정책을 도입하기 위해 반대하는 사람보다는 실행할 사람을 지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방장관에 1980년생 피터 헤그세스를 지명한 것을 단적인 예로 들었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소령으로 예편한 인물로 거대한 미국 펜타곤 조직을 지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차 석좌는 “트럼프 충성파지만 국방 분야의 경험이 많지 않은 헤그세스를 지명한 것은 계획적인 것”이라며 “트럼프는 1기 때 자신의 아이디어에 반대한 짐 매티스 초대 국방장관 같은 경험 많은 사람이 아닌 자신이 하려는 것을 실행하는 사람을 그 자리에 앉혔다”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의 신속한 정책 실행에 따라 세계의 지도자들은 정책의 파장을 완화하기 위해 트럼프를 만나려고 할 것”이라고 짚었다. 하지만 비상계엄 사태로 정치적 혼란기인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우려했다. 차 석좌는 “한국은 1월까지 새 지도자가 없을 것이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소추를 심의하며 온갖 종류의 내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복잡한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는 다양한 행동들이 진행될 수 있다”며 “이는 외교정책과 관련해 정치적 기능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차 석좌는 “트럼프가 혁명적인 정책을 실행할 것으로 보이는 매우 중요한 시점에서 한국의 상황이 걱정스럽다”며 “트럼프 취임 때 한국에는 권한대행 정부는 있겠지만 (실권을 가진) 정부는 없을 것이다. 이는 한국에 엄청난 불이익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조야에서는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 내지는 감축, 방위비 분담금 증액,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을 요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트럼프가 주한미군 철수를 주장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 “우리가 아는 것은 트럼프가 30년 이상 미국이 한국에 군대를 주둔해서는 안 된다고 말해왔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가 한국은 부유한 나라고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다는 결론을 미리 내린 상태라는 것이다. 차 석좌는 “트럼프는 핵심으로 삼는 신념을 좀처럼 바꾸지 않는다”며 “취임 직후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할지는 모르겠지만 재임 4년 안에 꼭 하고 싶어할 일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거의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취임하면 전 세계를 상대로 10~20%의 보편관세를 부과하겠다고도 공언했다. 차 석좌는 “트럼프는 보편관세를 부과할 수 있고, 한국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이지만 미국과의 무역에서 수백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트럼프는 한국이 미국을 부당하게 이용하고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의 기본 인식은 미국이 전 세계에 비해 매우 낮은 평균 관세율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트럼프는 미국의 평균 관세율을 올려 경쟁의 장을 평평하게 하고 싶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의 무역 책사이자 1기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였던 로버트 라이트하이저의 저서 ‘자유무역이라는 환상’을 보면 미국 총수입품의 평균 관세율은 1828년 60%가 넘었지만 이후 하향 곡선을 탔다. 1930년 15.8%에서 2016년에는 1.5%까지 낮아졌고 미국제무역위원회(USITC)에 따르면 2021년에는 소폭 올라 3.0%를 기록했다. 미국의 평균 관세율이 너무 낮아 외국 제품이 저렴하게 미국 시장에 들어와 미국 기업이 국내에서 힘을 못 쓰고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외국은 미국 제품에 높은 관세를 매겨 공정한 경쟁이 안 되고 있다는 게 트럼프의 기본 인식이다. 차 석좌는 ‘트럼프가 한미 FTA 개정을 요구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도 “확실히 가능하다”고 답했다. 그는 “이전에도 개정이 됐지만 업데이트해야 할 수요가 아마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3월 한미 FTA가 개정됐지만 이후로도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증가했다. 올해의 경우 1월부터 11월까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약 492억 8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의 444억 달러를 넘어섰다. 차 석좌는 한국 경제의 지속 성장 가능성에 대해 “경제학자가 아니라 구체적인 답을 할 수는 없다”면서도 “한국은 구조 개혁이 필요하고 반도체·배터리·원자력에너지·K팝 외의 신성장 동력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현재의 정치적 위기로 인해 장기적 도전 과제들을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치적 문제부터) 헌법 정신에 기반해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세상 만물 투자' 토큰증권, 내년 본궤도…벌써 주도권 다툼
증권국내증시 2024.12.25 17:32:08토큰증권이 내년 본격 활성화를 앞두면서 증권사 경쟁도 점점 가열될 조짐이다. 토큰증권은 비트코인 등에 쓰인 '블록체인' 기술로 신뢰성을 강화한 새 전자증권인데, 미술품이나 음원 저작권 등 이색 자산의 일부에 돈을 넣고 지분 수익을 받는 '조각 투자'에 주로 쓰인다. 토큰증권을 합법화하는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으로, 여야 간 이견이 없어 내년 통과될 공산이 크다. 법안이 통과되면 대형 증권사들이 대거 발행 중개와 유통(거래소) 사업에 뛰어들며 토큰증권의 주도권을 둘러싼 각축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0월 동남아 최대 대체자산 거래소인 '알타 익스체인지'의 회원 자격을 획득하고 토큰증권 노하우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교보증권도 일본계 블록체인 금융사 SBI디지털마켓츠, 국내 기술 업체 '람다256'와 잇달아 STO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대신증권은 작년 부동산 조각 투자사 '카사코리아'를 인수해 화제가 됐다. 토큰증권 법제화가 성사되면 STO 주관과 유통 플랫폼(거래소) 사업을 두고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한다. 특히 유통은 한국거래소(KRX)에 준하는 대표 플랫폼 위상을 차지하고자 기업 간 합종연횡이 벌어질 공산이 작지 않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토큰증권 시장이 열리면 어디서 가장 수익이 많이 날 지가 가시화될 것이고 그때부터 경쟁에 불이 붙을 것"이라며 "증권사들이 연합해 토큰증권에 특화한 신규 플랫폼을 만드는 등의 다양한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맨 먼저 보편화할 토큰증권으로 부동산 조각투자 상품을 꼽는 이들이 많다. 미술품과 저작권 등 자산은 가치 평가가 까다롭지만 부동산은 가치 산정과 거래 시기 예측이 비교적 쉽고, 실제 건물·토지를 토대로 하는 만큼 배당 안정성과 환금성 면에서 더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
임명 내정자까지 철회…중기부 산하기관 인사 올스톱
산업중기·벤처 2024.12.25 17:31:58중소벤처기업부 산하 공공기관들의 리더십 공백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일부 기관들은 이미 1년 가까이 리더십 부재 상태였는데 설상가상 임명 내정자를 원점 재검토하는 사례까지 나오면서 행정 마비 공포가 새해를 앞두고 더욱 확산되고 있다. 25일 업계를 종합하면 현재 기관장이 공석인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은 한국벤처투자(KVIC), 창업진흥원, 공영홈쇼핑 등 3곳이다. 벤처투자 시장에 마중물을 공급하는 한국벤처투자는 가장 오랜기간 수장 자리가 비어 있는 곳이다. 유웅환 전 대표가 지난해 11월 자진 사임한 뒤 1년 넘게 리더십 공백을 앓고 있다. 올해 8월 이사회에서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안을 심의 의결한 후 차기 대표 선임 절차에 들어갔다. 이후 면접 단계를 거쳐 3배수 안팎의 인사를 최종 후보로 추렸고 대통령실의 승인을 앞두고 있었다. 하지만 쇼트 리스트 3인이 최종 문턱을 넘지 못해 기관장 재공모 절차를 밟아야 하는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벤처투자 내부 상황에 정통한 한 인사는 “유력 후보였던 중기부 출신 고위 인사가 검증을 통과하지 못해 인선이 최종 불발된 것으로 안다”면서 “절차상으로는 기관장 재공모에 돌입하는 것이 맞지만 기약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벤처투자는 현재 신상한 부대표가 이끌고 있다. 한국벤처투자 대표이사 재공모는 현재로선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신 부대표가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 대표 직무 대리를 맡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벤처투자와 같은 시기에 기관장 공모에 돌입한 창업진흥원도 상황은 비슷하다. 3배수 안팎의 인사가 최종 후보로 추려졌지만 임명은 기약이 없는 실정이다. 창업진흥원은 김용문 전 원장이 올해 2월 사의를 표명했으며 현재 최열수 본부장이 원장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이외에 김종호 기술보증기금 이사장, 이상훈 신용보증재단중앙회 회장도 최근 임기가 종료됐지만 후임자 인선은 사실상 보류 상태라는 평이다. 김 이사장의 임기는 올해 11월 7일까지였다. 이에 기술보증기금은 차기 이사장 공개 모집을 진행하고 이달 초까지 서류 접수를 실시했다. 중기부 전 차관 출신 등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로선 무기한 중단 상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양 기관은 후임자가 오기 전까지 김 이사장과 이 회장이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서 업무 공백 우려는 상대적으로 덜한 편이다. 공영홈쇼핑도 올해 9월 조성호 전 대표가 임기만료로 퇴임한 뒤 리더십 공백을 겪고 있다. 현재는 김영주 경영지원본부장과 이종원 사업본부의 공동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공영홈쇼핑은 수년재 매출이 하락하고 지난해 역대 최저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유례 없는 경영난을 겪고 있지만 임추위 구성조차 못하고 있다. 기관장 공백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업계에선 행정 마비에 대한 불안감도 확산되고 있다. 한국벤처투자와 창업진흥원은 국내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나 글로벌 진출 등을 지원하는 대표적 기관이다. 한국벤처투자가 출자한 모태펀드 자펀드 중 현재 운영 중인 펀드 규모는 약 33조원에 달한다. 수장 공석으로 인해 당장 대외적인 업무에서도 차질을 빚고 있다. 5월 30일 22대 국회가 개원한 이후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 중 한국벤처투자에 대한 내용은 한 건도 없는 것이 대표적이다. -
한은 “경기 하방위험 커져…내년 기준금리 추가 인하”
경제·금융경제동향 2024.12.25 17:30:50한국은행이 경기 침체 압력을 줄일 수 있도록 내년에 기준금리를 추가적으로 내리겠다고 밝혔다. 다만 경제 상황 변화에 맞춰 인하 속도는 조절하겠다고 했다. 한은은 25일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2025년 통화신용정책 운영 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은은 “정치 불확실성 증대와 주력 업종의 글로벌 경쟁 심화, 통상 환경 변화 등으로 경기의 하방 리스크가 확대됐다”며 “금융 안정 리스크에도 유의하면서 경제 상황 변화에 맞춰 추가적으로 인하하겠다”고 설명했다. 금융·외환 시장 안정도 내년 통화신용정책의 주요 목표다. 한은은 “미국 새 정부의 경제정책방향, 지정학적 위험 등 정책 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금융시장과 시스템에 대한 조기 경보 기능을 강화하고 필요한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하겠다”며 “현재 시행 중인 비정례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등 시장 안정화 조치도 시장 상황을 점검하면서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은 대출 제도 개선도 계속 추진된다. 한은은 금융기관이 보유한 대출채권을 한은 대출 과정의 적격담보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전산 시스템과 규정을 마련하고 비은행 예금 취급 기관에도 필요한 경우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도록 법령·제도를 계속 고쳐나갈 방침이다. 한은은 또 내년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은행권과 함께 기관용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와 예금 토큰을 실거래에 활용하는 테스트도 할 예정이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의 대외 소통 횟수도 공개했다. 이창용(사진) 한은 총재가 취임 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대목이다. 구체적으로 △금통위원 기자 간담회(3회) △주요 보고서 주관위원 메시지 공개(3회) △대외 세미나 발표(23회) 등 총 29회다. 금통위원 간담회는 지난해 1회에서 3회로 늘었고 주요 보고서 내 주관위원 메시지는 올해 신설됐다. 하지만 한은은 지난해 금통위원들의 대외 강연 및 출장 등이 몇 회인지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제대로 된 소통 확대 의지가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통위원실 관계자는 “내년부터 대외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올해 현황을 밝힌 건데 과거의 사례를 파악하는 게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바뀌고 있지만 본질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채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11월 기준금리 동결이 중론에 가까웠기 때문에 이에 맞춰 일부 금융 상품은 금리 동결 시나리오에 맞춰 목표 수익률을 맞추기도 했다”며 “시장 예상대로만 통화정책을 펼 수는 없지만 여전히 의사소통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
[투자의 창] 노후 준비에 미치는 인플레의 3가지 충격
증권국내증시 2024.12.25 17:30:15우리 몸에 고혈압은 대부분의 경우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고혈압이 지속되면 뇌졸중이나 심장마비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경제에 있어 고혈압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다. 눈에 보이지 않게 우리의 자산 가치를 갉아먹는다는 점에서 고혈압과 똑 닮았다. 최근 3년간 물가가 치솟으면서 우리의 삶은 한층 빠듯해졌다. 2021년 2.5%였던 물가 상승률은 그다음 해 5.1%까지 급격하게 올랐다. 지난해에도 3.6%를 기록하며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올 하반기 들어 점차 안정되고 있긴 하지만 인플레이션은 장기적으로 점차 커질 전망이다. 세계적인 경제학자인 찰스 굿하트와 마모즈 프라단은 ‘인구 대역전(The Great Demographic Reversal)’에서 빠르게 진행되는 인구 고령화가 인플레이션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젊은 노동자는 대개 소비하는 것보다 더 생산하는 반면 노인과 같은 피부양자는 생산하는 것보다 더 소비하기 때문이다. 노인의 인플레이션은 젊은이의 인플레이션보다 더욱 가파르고 충격이 크다. 인플레이션의 측정은 소비자 물가 지수를 바탕으로 한다. 노인 가구는 전체 소비자 대비 식료품, 비주류 음료, 주택 수도 전기 및 연료, 보건 부분의 가중치가 높고 교육이나 음식 및 숙박 부문은 상대적으로 가중치가 낮다. 은퇴 이후 생활 자금 규모가 줄어든 상태에서 상대적으로 기초 생활의 비중이 큰 데다 고령에 따른 건강 문제가 발생 빈도가 높아지며 의료비 지출이 늘어난다. 인플레이션이 노후 준비에 미치는 영향은 3가지 측면에서 나타난다. 첫째는 인플레이션으로 필요한 노후 생활비가 빠르게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국민연금공단 국민 노후보장 패널조사에 따르면 2021년 현재 부부 기준 적정 노후 생활비는 월 277만 원으로 10년 전인 2011년(184만 원)보다 93만 원 증가했다. 이 추세라면 2031년에는 적정 노후 생활비가 월 417만 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둘째 인플레이션은 노후 준비를 위한 자산 운용의 실질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퇴직연금의 80% 이상이 정기 예금으로 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기 예금의 실질 금리는 명목 금리에서 인플레이션율을 빼야 한다. 지난해 연평균 금리는 3.83%에서 인플레이션 3.6%를 뺀 실질 금리는 0.24%에 불과했다. 2022년에는 실질금리가 -1.98%의 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마지막 셋째는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준비한 연금 자산이 부족해지는 상황에 부닥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만약 현재가치 월 100만 원의 연금을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이 평균 2%라면 10년 후 82만 원, 4%라면 절반 가까운 67만 원까지 실질 가치는 쪼그라든다. 자칫 이 정도면 노후 준비로 충분하겠지 했다가 눈에 보이지 않는 인플레이션 때문에 노후 생활이 빠듯해질 공산이 크다. 인플레이션은 노후 준비에 있어 다방면으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특성 탓에 개인들이 인플레이션을 무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우리의 건강을 해치는 ‘침묵의 살인자’ 고혈압처럼 적극적으로 대비하지 않았다가는 크게 후회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수준에서 투자가 필요하다. 지금처럼 원금 보장에만 매달렸다가는 인플레이션의 공격에 노후 준비가 부족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中企 수출 5.9% 늘었지만…내수 부진이 성장 발목
산업중기·벤처 2024.12.25 17:30:102024년 연초부터 몰아친 중소기업의 화두는 단연 ‘글로벌 진출’ 이다. 중소기업과 벤처·스타트업은 물론 소상공인까지 한계에 도달한 내수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각종 정부 지원책이 쏟아져 나왔다. 이에 화장품과 반도체장비 등을 앞세운 중소기업 해외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 하지만 고금리와 고물가, 고환율까지 이른바 ‘3고 현상’ 장기화에 내수 시장이 흔들리며 결국 성장에 제한이 걸렸다. 여기에 티몬·위메프 사태와 최저임금 1만원 시대 개막, 연말 비상계엄 사태까지 더해지면서 우울한 한 해로 마무리 하게 됐다. 올해 초 정부는 중소·벤처기업의 글로벌화를 국정과제로 내세우며 외교부 차관 출신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임명하는 등 글로벌화에 속도를 높였다. 오영주 중기부 장관은 취임 이후 “국내 중소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더 나아가 한국 경제를 견인하기 위해서는 해외 시장을 겨냥하는 것이 필수”라며 현지에서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필요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할 수 있도록 올해 4월 ‘재외공관 중소·벤처기업 지원협의체’와 같은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실제 올해 전 세계 17개국 25개 공관을 통해 총 241건의 국내 기업의 현지 애로 사항을 지원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에 올해 3분기 중소기업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5.9% 증가한 284억 7000만 달러(41조5000억 원)로 3분기 중소기업 수출액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 수출이 크게 증가한 화장품과 자동차, 반도체제조용장비 등이 3분기 최고 수출액을 기록하며 중소기업 수출 호조세를 이끌었다. 하지만 장기 침체에 빠진 내수 경기가 결국 성장의 발목을 잡은 한 해 이기도 했다. 경기 침체에 더해 원자재 가격, 전기료 인상 등은 중소기업은 물론 소상공인들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더해 올해 1월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 되면서 한계에 몰린 영세 중소기업·소상공인들에게 더욱 부담을 가중 시켰다. 중처법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불명확한 의무를 부과해 중처법 대응에 여력이 없는 소규모 산업현장에서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계는 전국에서 유예 촉구 결의대회를 열며 국회에 유예법안을 처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 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들은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하반기에는 소상공인들에게 모든 정책이 집중됐다. 중기부는 7월 ‘소상공인·자영업자 종합대책’과 이달 5일 ‘소상공인·자영업자 맞춤형 지원 강화방안’ 등을 내놓으며 민생안정을 우선순위에 뒀다. 하지만 올해 6월 이커머스 플랫폼인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대금 미지급 사태가 발생하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자금난에 심한 고통을 겪었고, 내년 최저임금 1만원 시대(시간당 1만 30원)가 열리며 소상공인들의 인건비 부담도 높아졌다. 또 11월 배달플랫폼의 중개수수료와 배달비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지만 입점업체들의 부담을 완화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히 이달 초 비상계엄 사태에 내수 경기가 급속하게 위축되면서 생존의 위기에 몰렸던 소상공인들은 더욱 벼랑 끝으로 몰리게 됐다. 실제 국내 자영업 시장의 고질적 문제 중 하나인 폐업한 자영업자가 비슷한 업종의 창업을 다시 하는 이른바 ‘회전문 창업’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창업 기업 수는 올 3분기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소상공인들에게 올해는 혹한의 시기였다. 정부는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내년도 전체 세출예산 574조8000억 원 중 75%를 상반기에 배정하는 등 소상공인 지원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다만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당장 효과를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와 국회가 중소기업을 포함한 자영업자들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하지만 정밀한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 되지 않을 경우 내년 경제 시장은 올해 보다 더욱 악화될 수 있어 더욱 치열하게 소통해 경기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국내 1위 세탁기업 크린토피아, 사모펀드들 잇단 '러브콜'[시그널]
증권국내증시 2024.12.25 17:30:00국내외 사모펀드(PEF)들이 국내 1위 세탁기업 크린토피아에 뜨거운 관심을 보내고 있다. JKL파트너스가 3년 전 인수했던 크린토피아는 기업간 거래(B2B)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며 사세를 키우고 있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복수의 PEF 운용사들이 크린토피아에 인수 의향을 나타내고 있다. JKL파트너스가 매각을 공식화한 것은 아니지만 인수한 지 3년이 지난 만큼 조만간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기대가 깔려있다. JKL파트너스는 지난 2021년 8월 크린토피아를 1900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로 세탁 프랜차이즈 시장이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결정한 투자였다. 크린토피아는 1992년 럭키(현 LG화학) 출신의 이 회장이 창업한 국내 1위 세탁 프랜차이즈 기업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장당 500원' 와이셔츠 세탁 서비스를 도입해 빠르게 성장해왔다. 1995년엔 이불 세탁 서비스를, 2000년엔 업계 처음으로 운동화 세탁 서비스를 도입했다. 최근엔 부피가 큰 겨울옷이나 커튼 같은 세탁물을 몇 달 동안 보관해주는 '의류보관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장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올 1분기 말 기준 133개 지사와 2800여개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JKL파트너스가 인수한 후 크린토피아는 가맹점과 고객망 확대, 신규 서비스 출시, 디지털 전환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했다. 기존 기업-소비자 거래(B2C) 위주에서 호텔 세탁 전문기업 크린워시 등을 인수하며 의류·물류·호텔 분야의 B2B로 영역을 확장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지난해 965억 원의 매출과, 11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회사는 1인 가구 증가와 특수세탁 확대 등에 힘입어 2030년까지 매출 1조 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5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JKL파트너스는 아직 크린토피아 매각을 본격화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사모펀드 운용사의 특성상 확실한 가격을 제안하는 원매자가 나타나면 거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JKL파트너스가 인수한 후 크린토피아의 실적이 성장하고 있는 데다 추가 M&A를 통해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추가 성장 동력을 다져 놨다"며 "가격 눈높이가 인수 당시 가격인 1900억 원 보다 상당 수준 높아졌을 것"이라고 전했다. -
신약허가 기간 '420일 → 295일'… "한 달만 빨라져도 수수료 인상 상쇄 효과"
문화·스포츠헬스 2024.12.25 17:29:58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신약 허가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면서 기간은 기존보다 4개월가량 단축한 신약 허가 혁신방안(가이드라인)을 다음달부터 시행한다. 신약 허가 수수료를 다음달부터 기존 883만 원에서 4억 1000만 원으로 대폭 올린데 따른 조치다. 식약처는 인상된 수수료를 기반으로 허가 절차를 효율화하면서 내실은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25일 식약처에 따르면 제약·바이오업계와 논의를 토대로 최근 ‘신약 품목허가·심사 업무절차(공무원 지침서)’를 제정했고 다음달부터 시행한다. 식약처는 지난 9월 신약 허가 수수료 인상안을 발표한데 이어 10월 중순부터 한국제약바이오협회·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등과 협의체를 꾸려 총 4회 회의를 열고 가이드라인을 작업했다. 식약처는 제도 개선의 가장 큰 특징으로 신약 허가 심사를 접수하기 전 관련 내용을 논의하고 허가 절차를 준비할 수 있도록 사전 상담 절차를 신설한 점을 꼽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제도를 참고한 것으로 기존에는 허가 심사를 접수한 뒤 식약처와 논의할 수 있었다. 사전 상담을 통해 허가 과정에서 불필요한 보완 과정을 줄임으로써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업체들이 서류 준비에 들이는 시간도 줄이는 게 목표다. 식약처는 사전상담 단계에서부터 품목마다 전담팀을 구성해 허가까지 이어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신약 허가를 신청한 업체들은 1·2차 보완 요청에 따른 자료를 식약처에 사전 등록한 뒤 이에 대한 설명 회의를 요청할 수도 있다. 보완한 자료를 토대로 식약처에 설명하면서 재차 미비점을 인지할 수도 있다. 심사절차를 마무리하는 단계에서는 최종회의를 신설, 심사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높이기로 했다. 식약처는 신약 허가 혁신방안에 따라 허가 절차를 세분화하면서도 소요기간을 기존 420일에서 최소 295일로 줄인다는 목표다. 특히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GMP) 실태조사 기간은 기존 최대 12개월에서 90일 이내로 대폭 줄어든다. 임상시험관리기준(GCP) 실태조사가 신설되고 보완자료 제출 후 회의도 늘어났지만 예상되는 기간이 줄어든 건 이 때문이다. 식약처는 이번 혁신방안을 토대로 장기적으로는 신약 허가심사 역량과 심사 체계를 FDA와 유럽의약품청(EMA)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김영주 식약처 의약품허가총괄과장은 “신약 1개가 허가를 받으면 연 매출 40~50억원은 올라간다. 기간이 한 달만 줄어도 수수료 4억 1000만원은 충분히 보상된다고 본다” 며 “국내 의약품 허가심사가 글로벌 선도적 위치에 오르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자산가 2.5배 레버리지' CFD도 계엄 후 해외잔액 2배 증가
증권정책 2024.12.25 17:29:30고액 자산가들의 레버리지(차입) 투자 수단인 차액결제거래(CFD)의 해외 주식 잔액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의 개인투자자 자금이 해외시장으로 이미 급속하게 빠지는 상황에서 정치 불안이 투자심리를 한층 더 악화시킨 분위기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CFD 해외 매수 포지션 명목 잔액은 비상계엄 사태가 불거지기 직전인 이달 2일 2167억 원(증거금 포함)에서 23일 4307억 원으로 2140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매수 잔액 규모가 1조 1913억 원에서 1조 5328억 원으로 3415억 원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증가분의 63%를 해외 주식이 차지한 셈이다. 이 기간 CFD의 코스피시장 주식 매수 포지션 잔액은 5390억 원에서 6063억 원, 코스닥은 4356억 원에서 4958억 원으로 총 1275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CFD 해외 매수 잔액은 19일 4482억 원까지 늘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지난해 8월 말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CFD는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가격 변동분의 차액만 결제하는 장외 파생 상품이다. 증거금을 40%만 납부해도 2.5배로 레버리지 투자를 할 수 있어 신용 융자 거래와 유사하다. CFD는 지난해 이른바 ‘라덕연 주가조작 사건’의 뇌관으로 지목돼 모든 신규 거래가 중단됐다가 같은 해 8월 말부터 재개된 바 있다. 당시 금융 당국은 CFD에 ‘최근 5년 내 1년 이상 월말 평균 잔액 3억 원 이상’ 등의 투자 요건을 붙여 사실상 관련 거래 경험이 많은 고액 자산가만 상품을 다룰 수 있도록 했다. CFD 잔액이 최근 해외 주식을 중심으로 급증하는 것은 글로벌 자금이 올해 내내 미국 시장으로만 쏠리고 있는 데다 국내 시장에는 정치 불확실성까지 생겼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말 1258억 원에 불과했던 CFD 해외 매수 포지션 잔액은 올 들어 23일까지 3049억 원이나 더 늘어났고 그사이 코스피 잔액은 5840억 원에서 223억 원밖에 증가하지 않았다. 이 기간 CFD의 코스닥 매수 포지션 잔액은 5507억 원에서 549억 원이 오히려 더 줄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 중국 경기 문제 등 때문에 달러 자산 선호 현상이 더 강화될 것”이라며 “비상계엄 사태로 글로벌 자금이 한국을 자칫 이머징(개발도상국) 금융시장으로 인식하게 됐고 그 낙인 효과가 사라지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진성 흥국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강한 고용시장, 양호한 소득 증가 추세 등에 힘입어 미국 경제는 상당 기간 견조하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다른 주요국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인상에 따른 무역 갈등과 물가 상승(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을 공통적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글로벌 시장서 빛난 K바이오…FDA 첫 항암제·역대 최대 매출 성과 [ 제약바이오 결산 ①]
문화·스포츠헬스 2024.12.25 17:28:40올해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 받는 성과를 거둔 한 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초격차’ 행보를 지속하며 업계 최초로 연 매출 4조 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유한양행(000100)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는 국내 항암 신약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아 K바이오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입증했다. 셀트리온(068270)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 GC녹십자는 혈액제제 ‘알리글로’로 미국 시장 진출을 본격화했다. 반면 신약 명가로 불리던 한미약품(128940)은 1년 내내 지속된 가족간 경영권 분쟁으로 성장 동력을 갉아 먹으며 업계의 안타까운 시선을 받았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최초로 연 매출 4조 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매출 전망치를 4조 3411억 원으로 제시했다. 대형 글로벌 제약사와의 장기 계약을 잇따라 체결하며 뛰어난 수주 역량을 입증한 결과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수주 금액 3조 5009억 원의 1.6배 수준이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일라이릴리,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등 글로벌 상위 제약사 20곳 중 17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항체의약품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나아가 혁신 신약 분야인 항체약물접합체(ADC)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연내 완공을 목표로 생산시설을 확충하고 삼성 라이프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ADC 신약 개발 기업 ‘아라리스 바이오텍’과 ‘에임드바이오’에 투자했다. 신약 분야에서도 성과가 이어졌다. 유한양행 렉라자는 지난 8월 국내 항암 신약으로는 처음으로 FDA 허가를 받았다.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 빅파마에 기술을 이전하고 신약 출시로 이어진 첫 사례다. 유한양행은 2018년 렉라자의 임상 1상을 진행하던 중 존슨앤드존슨 산하 얀센에 글로벌 개발·판매 권리를 약 1조 4000억 원에 기술 수출했다. 유한양행이 FDA 승인이후 얀센에서 받은 단계별 기술료는 약 2억 1000만 달러(2900억 원)에 달한다. 렉라자의 성공 이후 국내 제약사들은 미국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며 후속 블록버스터 신약 탄생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 최근 FDA 승인을 받고 미국 시장에 출시된 국산 신약으로는 유한양행 렉라자 외에도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 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짐펜트라’, GC녹십자의 면역글로불린제제 ‘알리글로’ 등이 있다. SK바이오팜은 2020년 세노바메이트를 미국 시장에 출시해 올해 3분기 기준 3000억 원 이상의 누적 매출을 올렸다. 올해 연간 4000억 원 규모의 매출이 예상된다. 셀트리온 짐펜트라는 미국 시장에 출시돼 3대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에서 운영하는 6개의 모든 공·사보험 영역에 등재되면서 시장을 넓히고 있다. GC녹십자 알리글로도 지난 7월 첫 출하 이후 8월부터 환자투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9월에는 시그나 헬스케어, 유나이티드 헬스케어, 블루크로스 블루실드 등 미국 내 주요 보험사 3곳에 알리글로 처방집 등재를 모두 완료하고 판매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짐펜트라는 내년, 세노바메이트는 2029년, 알리글로는 2033년 1조 원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어 국산 신약의 글로벌 시장 존재감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약·바이오업계에 성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한때 조 단위 기술수출을 이뤄내며 신약개발 명가로 불리던 한미약품은 가족간 경영권 분쟁으로 1년 내내 흔들렸다.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은 올해 1월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딸 임주현 부회장과 함께 신약 연구개발(R&D) 자금 확보와 상속세 재원 마련을 목적으로 OCI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OCI와의 통합을 반대한 장남 임종윤, 차남 임종훈 등 형제측 반발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이 통과되며 경영권 갈등이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7월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모녀 측을 지지한다고 선언하면서 갈등이 재점화됐다. 송 회장과 임 부회장, 신동국 회장, 킬링턴 유한회사의 ‘4자 연합’이 결성되며 임씨 형제 측과 대립이 심화됐다. 지난달과 이달 잇따라 열린 한미사이언스·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에서 양측 모두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며 경영권 분쟁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경영권 분쟁 장기화로 한미약품그룹의 경영지표는 악화되고 있다. 한미약품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51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4%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미사이언스의 영업이익은 224억 원으로 37.2% 줄었다. R&D 비용은 경영권 분쟁 전인 2021년 1615억 원, 2022년 1779억 원, 2023년 2050억 원으로 증가하다가 올해 1600억 원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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