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을 뒤집자는 캠페인을 진행 중인 노동당 출신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결국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1일(현지시간) 일간 데일리 미러와의 인터뷰에서 “정치 논쟁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려고 하는데 이는 지역들을 돌면서 사람들을 다시 연결하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결정은 내게 정치에 더욱 관여토록 하는 직접적 동기를 줬다. 궂은 일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레어는 비난이 쏟아질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역사의 순간이 지나가는데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상황에 있고 싶지 않다. 왜냐면 그건 내 나라를 돌보지 않았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블레어는 자신이 이끈 1997년 총선 대승리의 20주년에 관해 얘기하면서 이같이 발언했다. 그는 이른바 ‘제3의 길’을 표방해 중도 보수를 끌어안는 데 성공하며 2007년까지 10년 간 총리를 3연임 했다.
앞서 블레어는 지난 2월 런던 연설을 통해 “국민은 실제 브렉시트 조건들을 알지 못한 채 투표했다. 조건들이 분명해지는 만큼 마음을 바꾸는 것이 옳다”며브렉시트 결정을 뒤집는 캠페인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일간 가디언은 블레어가 오는 6월 8일 조기총선에는 출마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현재 여론조사들은 당내 비주류인 강성좌파 제러미 코빈이 이끄는 노동당이 참패를 겪는 반면 보수당을 이끄는 테리사 메이 총리가 압승을 거두면서 선거 이후 본격화될 브렉시트 협상에서 강한 협상력을 확보하게 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블레어는 코빈이 추구하는 진로는 노동당을 벼랑 끝에서 떨어뜨리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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