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가 쏘아올린 작은 먹방이 무시무시한 곱창대란으로 이어졌다. 전국의 곱창집 사장님들은 불황 중에 불황이라는 시기에도 기분좋은 비명에 어쩔 줄을 모른다. 곱창대란, 말 그대로 ‘곱창파탈’이다.
9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와 화사의 만남이 예상밖의 열풍을 몰고 왔다. 이날 방송은 화사가 점심부터 곱창집을 찾아 ‘혼밥’을 즐기는 모습이 공개됐다. 화사는 곱창집의 야외 테이블에 자리 잡고 앉아 소곱창 2인분에 뚝배기 전골, 볶음밥까지 해치우며 남다른 ‘먹방 클래스’로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따사로운 햇볕 아래 머리카락을 넘기며 지글지글 구워진 곱창을 먹는 화사의 모습은 상상 이상의 강렬한 ‘먹방’을 탄생시켰다. 말 한 마디 없이 잘 그슬린 곱창을 후후 불어가며 입에 넣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군침을 절로 돌게 했다. 이시언은 “이때까지 봤던 먹방 중에 제일 먹고 싶은 먹방”이라며 감탄했고, 박나래는 “화사는 거의 ‘고독한 미식가’”라고 말했다.
방송 이후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SNS 등에는 곱창집을 방문한 인증샷이 줄줄이 올라왔고,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화사’를 검색하면 ‘화사 곱창’이, ‘곱창’을 검색하면 ‘화사 먹방’ ‘화사 나혼자산다 곱창’이 연관검색어로 떠오르기도 했다.
이는 곧 엄청난 파급효과로 이어졌다. 도축, 유통업계에서는 ‘곱창 품귀 현상’이 웃지못할 유행어가 됐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먹자골목의 한 곱창집 사장은 “손님이 너무 많아졌다. 이제는 기본 1시간씩은 기다려야 들어가서 먹을 수 있다. 이제는 손님이 워낙 많아서 예약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축산물유통업자는 “물건이 없어서 못 팔정도다. 방송이 나간 후 확실히 판매량이 늘었다”고 말했다. 서울 마장동의 유명 곱창도매업자는 “방송 이후 (곱창 수요)체감이 확 된다. 판매율이 기존보다 150% 증가해 품귀 상태다. 소뿐만 아니라 돼지까지 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도축 작업이 없는 경우에는 더욱 수급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업자들에 따르면 곱창 유통이 대부분 영세업체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요를 맞추기 위해 수입산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이마저도 1년 단위로 공급 계약이 이뤄지는 탓에 당분간은 곱창 수요를 맞추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화사는 이 같은 ‘곱창 대란’에 대해 서울경제스타에 “사실 화제가 될 줄 전혀 몰랐다. 원래 먹는 걸 좋아하고, 그냥 곱창을 좋아해서 맛있게 먹었을 뿐인데 화제가 돼 좋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 사람들은 원래 내 모습을 많이 알고 있어서인지 특별한 반응보다는 방송이 재미있게 잘 나온 것 같다고 해줬다”고 말했다.
‘곱창대란’은 화사의 개인 브랜드평판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화사는 ‘나 혼자 산다’ 출연에 힘입어 6월 걸그룹 개인 브랜드평판 1위에 올랐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 따르면 화사는 AOA 설현, 여자친구 신비를 제치고 6월 걸그룹 개인 브랜드평판 최고치를 달성했다.
링크분석에서 화사의 이미지는 ‘당당하다, 시원하다, 건강하다’가 높게 나왔고, 키워드 분석에서는 ‘나혼자산다, 곱창, 팜므파탈’이 높게 분석됐다.
‘나 혼자 산다’에 등장했던 음식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즐겨먹는 것들이 대다수였다. 화사의 ‘곱창 먹방’ 역시 맛집 프로나 먹방 프로에서 자주 보는 과장된 모습이 아니었기에 늦은 밤 야식이 땡기는 출출한 시간대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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