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역사재단 북방사연구소는 ‘고조선의 언어계통 연구’(사진)를 펴내며 고조선어와 가장 높은 친연관계 보이는 것이 한국어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로써 고조선이 한어(漢語) 방언권에 속했다는 중국학계의 주장을 무력화할 학술적 근거가 확보됐다.
‘고조선의 언어계통 연구’는 한나라시대 양웅(揚雄, 기원전 53~기원후 18)의 ‘방언(方言)’에 수록된 32개의 고조선어를 다뤘다. 양웅의 ‘방언’은 현존하는 고대 전적 중 중국과 주변 지역의 언어 상황에 대해 기록한 최초의 문헌으로, 기술 연대와 지역이 분명하여 당시 고조선어의 양상을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방언’ 수록 고조선어 중 중국어에서 유입된 7개 단어와 의성어·의태어 3개를 제외한 22개 단어에서 가장 높은 친연관계를 보인 것은 한국어였다. 한국어와 유사성을 보여주는 단어는 12개 단어로 54%이며, 이 중 66.6%가 몽골어, 만주어, 어원커어와 유사성을 보이고 있었다. 이를 통하여 고조선의 중심민족은 한국인이었으며 몽골인과 어원커인의 선조가 고조선 지역에서 공존하였을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었다.
아울러 중국학계가 고조선이 한어(漢語) 방언권에 속하였다는 주장을 불식시키고, 조선이 조선열수 지역에서 독립적인 언어권을 형성했다는 것을 밝혀냈다. 한국어의 기원에 대해 기존 회의적이었던 ‘알타이어족설’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마련하고, 고조선으로 와 왕이 되었다고 하는 ‘기자’가 실존 인물이 아닌 왕이라는 일반명사였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편찬책임자인 김인희 재단 북방사연구소 연구위원은 “고조선어에 대한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본서가 이후 고조선어 연구가 활성화되는데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고 말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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