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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에선…판사보다 검사가 더 세네

北주민부터 재판소까지 감시권한

검사구형 그대로 판결 묵계도 존재

북한의 사법체계에서 판사와 검사 중 누구의 지위가 높을까. 검사의 구형이 판결로 그대로 이어지고 심지어 민사소송에서도 검사가 관여해 재판을 좌지우지할 수 있어 판사보다 검사의 권한이 더 막강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일 법무부 발간하는 ‘통일과 법제’ 최신호에 법무법인 ‘숭인’ 소속 이은영 변호사가 ‘북한의 사법제도 고찰’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북한의 사법기관은 각각 남한의 법원과 검찰에 해당하는 재판소와 검찰소가 있다. 눈에 띄는 차이점은 북한 헌법이 검찰소를 재판소보다 앞서 규정해 더 상위기관으로 명시한 것이다.





제도적으로는 검사가 수사와 공소제기를 맡고 판사가 재판을 진행하며 최종 판결하도록 해 판사가 검사보다 권한 측면에서 위에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검찰소의 임무를 규정한 북한 헌법 제156조에는 검찰로 하여금 재판소를 포함해 모든 국가기관과 기업소(기업), 단체, 공민(주민)에 대한 매우 포괄적인 감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해 사실상 검사가 판사보다 권한이 크다. 북한의 형사재판제도를 살펴보면 여실히 드러난다. 북한은 인민재판소→도(道) 재판소 또는 도 재판소→중앙재판소 순서로 ‘3급 2심제’다. 반면 장성택 처형 사건처럼 중요사건의 경우 1심 재판에서도 사형 구형이 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판사는 국가(공화국)를 대표하는 검사의 구형을 그대로 따라 판결해야 한다는 묵계가 존재한다. 결국 3급 2심제는 허울뿐 검사의 권한이 절대적이다. 많은 탈북민들도 “북한에서는 판사보다 검사의 권한이 강력하다”고 진술한다.

특히 북한 검사의 강력한 권한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은 형사가 아닌 민사소송 절차에도 깊이 관여한다는 것이다. 검사가 재판에 관여하고 경우에 따라 법관을 감시할 수 있는 권한이 보장돼 판사와 사법권의 독립이 보장되기 힘들다. 그나마 북한이 검사의 권한을 축소한다는 명분으로 2016년 개정한 민사소송법에서 헌법을 준용해 검사의 판결·판정에 대한 ‘감시’ 권한은 삭제하고 소송에 참가하는 담당자로서 ‘참가’ 역할로 일부 변경했다. 그러나 이 역시 사안에 따라 판결 한 달 이후 검사가 판결·판정에 대해 재검토와 현장조사를 할 수 있도록 보장해 유명무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한 판사의 자격은 특별한 제한은 없고 선거권을 가진 사람은 누구나 될 수 있다고 규정하지만 실제로는 김일성종합대학 법학부 법학과 출신이 대부분이다. 검사는 일반 대학 출신도 많고 간부 재교육기관인 인민 경제대학 산업법률학부나 김일성종합대학 법학부 통신과정을 이수하는 것이 보통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국내에 들어온 북한 이탈주민 가운데 판사나 검사 출신이 한 명도 없을 정도로 판·검사의 출신성분은 매우 좋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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