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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두 창업자 21년만에 은퇴…후임 피차이에 '위기극복 숙제'

페이지·브린, 알파벳 CEO 넘겨

경쟁 격화 속 反독점 조사 악재

CEO 조직관리 능력 절실해져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구글의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후임으로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가 구글의 지주사인 알파벳 CEO를 맡게 된다.

인도 출신으로 반도체 장비회사 어플라이드머티리얼과 컨설팅회사 맥킨지에서 근무하다 지난 2004년 구글에 합류한 피차이 신임 CEO는 입사 10년 만에 구글 수석부사장을 거쳐 곧바로 구글 CEO로 임명되는 등 초고속 승진을 이어왔다. 페이지와 브린은 “알파벳이 잘 구축되고 구글과 자회사들이 독립 기업으로 운영되는 지금이 우리의 경영구조를 단순화할 시기”라고 밝혔지만 WSJ는 뜻밖의 일이라고 평가했다.

구글 앞에는 경쟁사 아마존의 광고시장 잠식과 미 연방정부의 반독점 혐의 조사 등 악재가 가득하다. 민주당 대선 후보 중 한 명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 의원이 거대 정보기술(IT) 기업 분할론을 주장하고 있는 것도 부담이다.

구글의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왼쪽)와 세르게이 브린./로이터연합뉴스




사내 성희롱·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임원의 신병처리, 국방부와의 공동사업, 중국의 검열체계에 맞춰 설계된 검색엔진 개발, 세관국경보호국(CBP)과의 공동사업 등에 대한 직원들과 갈등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정이 미국 IT 기업의 여러 위기 상황을 반영한 선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구글 입사 15년 만에 최고 자리에 오른 피차이 CEO의 탁월한 전문지식과 프로젝트 관리, 조직관리 능력 등 리더십이 구글에 필요한 시점이라는 해석이다. 반면 구글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구글의 한 간부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대기업의 책임과 구글다움을 어떻게 양립할 것인가가 큰 과제”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창업자 없는 구글이 진화할지, 아니면 쇠퇴할지 알 수 없는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분석했다.

페이지와 브린은 퇴진 이후에도 알파벳 이사회에 계속 남아 의결권의 과반을 확보하고 회사의 의사결정에는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페이지는 알파벳의 지분 5.8%, 브린은 5.6%를 각각 쥐고 있지만 이들의 주식은 한 주당 10표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차등의결권이 적용돼 실제 이들의 의결권은 절반이 넘는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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