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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종양 수술 잘 됐나 1~5분 만에 확인한다

강재승·김도경 교수팀

'뇌종양 감지 형광시약' 개발

수술로 잘라낸 부위에 뿌리면

덜 떼낸 종양 붉은색으로 변해

교모세포종 등 악성 뇌종양 수술을 할 때 잘라내고 남은 부위에 스프레이 처럼 뿌려주면 덜 잘라낸 종양 조직이 있는지 여부를 1~5분만에 알 수 있게 해주는 ‘뇌종양 감지 형광시약’이 개발됐다.

이 시약(분자탐침자·Molecular Probe)은 뇌종양 부위에 비정상적으로 높게 발현되는 시스테인(Cysteine)에 높은 감도로 반응해 정상 뇌조직에서는 파란색, 뇌종양 조직에서는 붉은색 형광을 띤다. 따라서 상용화될 경우 수술이 잘 됐는지 신속하게 확인하고 붉은색을 띠는 뇌종양 부위가 있으면 추가로 잘라내 재발 등을 막을 수 있게 된다.

정상 뇌조직과 악성 뇌종양인 교모세포종 조직에 ‘뇌종양 감지 형광시약’을 뿌리면 정상 뇌조직은 파란색을 띠지만 뇌종양 조직은 1~5분 안에 붉은색 형광을 띠게 된다. /사진제공=강재승 교수팀




서울대 의대(강재승·박철기·김예진)·경희대 의대(김도경) 연구팀은 교모세포종 환자의 뇌에서 잘라낸 종양에 이 형광시약을 뿌려 이런 기능을 확인,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케미컬 사이언스’(Chemical Science, 영향력지수 9.5)에 발표했다고 2일 밝혔다.

교모세포종은 전체 뇌종양의 15%를 차지하며 악성도가 매우 높고 수술 후 재발할 경우 재수술이 상대적으로 어렵다. 또 교모세포종 수술 때 컴퓨터단층촬영(CT) 등으로 잘라낼 부위의 입체적 모양과 깊이 등을 확인하지만 뇌가 물렁한 조직이어서 수술 전후의 모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당초 계획대로 절제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잘라낸 종양을 조직검사해 이를 확인하지만 1~2시간 이상이 걸려 검사결과를 수술에 반영하기 어렵다. 종양이 덜 절제된 경우 머리뼈를 다시 열고 수술하거나 방사선 치료를 해야 한다.

반면 수술로 떼어낸 교모세포종 조직에 시스테인 감지 형광시약을 분사했더니 뇌종양 조직은 1분 안에 붉은색으로 변해 교모세포종 정밀진단 및 치료를 위한 새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로서의 유용성이 확인됐다. 검사결과를 신속하게 알 수 있어 수술에 반영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강재승(왼쪽부터)·박철기 서울대 교수와 김도경 경희대 교수, 김예진 서울대 교수




악성 뇌종양이 양성 뇌종양보다 시스테인 발현양이 훨씬 많기 때문에 형광의 색감·감도도 훨씬 강하다. 형광은 맨눈으로도 보이지만 뇌수술용 스코프·현미경 등을 활용하면 색깔의 차이, 즉 종양의 경계 등을 좀더 정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

다만 이 형광시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시험 허가를 받지 않은 단계여서 이번 연구에선 뇌에 뿌리지 않고 잘라낸 뇌종양 조직에 뿌려 유용성을 확인했다.

강재승 해부학교실 교수는 “면역기관을 포함한 인체의 각종 장기에서 독성이 없는 것으로 1차 확인됐으며 하반기 영장류 실험을 통해 안전성을 확인한 뒤 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다양한 기초연구와 뇌종양 수술 등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장류실험 결과를 토대로 미국에서도 파트너를 통해 임상시험을 추진하고 향후 ‘종양 탐지 정맥주사형 조영제’로 개발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엔테라퓨틱스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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