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세계 각국에서 17개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초기 실험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CNBC방송과 AP통신에 따르면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4개 실험용 백신 중 첫 번째 백신에 대한 초기 실험에서 면역 반응을 이끌어냈다. 화이자 측은 45명의 건강한 실험 대상자 중 12명에게 10㎍, 12명에게 30㎍, 12명에게 100㎍의 백신을 각각 투여하고 나머지 9명에게는 플라시보(가짜 약)를 놔줬다. 이 가운데 10㎍과 30㎍을 각각 투여한 대상자에게는 한달여 뒤 두 번째 백신 접종을 했다.
그 결과 저용량 접종군과 중간 용량 접종군에서는 코로나19 예방을 기대할 수 있는 범위에서 면역 반응이 나타났다. 바이러스의 기능을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 항체’가 실제 코로나19에서 회복된 환자보다 1.8∼2.8배 많이 생성된 것이다. 이번 실험에서 절반 가량이 통증과 열, 수면장애 등의 부작용을 겪었으나 병원에 입원하거나 생명에 위협을 받을 정도의 심각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화이자는 밝혔다. 다만 이번 초기 실험 결과를 담은 보고서는 아직 전문가 심사를 거치지 않았으며, 의학 저널에 정식으로 실리지 않은 상태다. 또 100㎍의 고용량 접종군의 경우 첫 번째 접종 때부터 절반 이상이 부작용을 겪는 바람에 2차 접종 실험을 하지 못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임상시험에 들어간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은 총 17개다. 이 중 수천 명의 건강한 참가자를 대상으로 예방 효과를 시험하는 임상3상에 들어간 후보물질은 1개다. 수백 명 규모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효과를 확인하는 2상에 들어간 후보물질은 2개, 소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부작용과 독성, 적정 투약 용량을 결정하는 1상과 2상을 동시에 실시하는 후보물질은 5개로 나타났다. 나머지 9개는 1상 상태다./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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