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6년까지 탄소 순배출을 ‘제로(zero)’로 만드는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 중국이 ‘탄소 배출 제로’를 약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유엔 총회 연설에서 “중국은 2030년을 기점으로 탄소 배출량을 감소세로 전환해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탄소 중립은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탄소 배출을 신재생 에너지 발전 등 탄소 감축 및 흡수 활동으로 상쇄해 실질적인 탄소 순배출 총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소식을 전하며 중국이 탄소 배출 제로를 약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분석했다. 시 주석은 지난 2015년 처음으로 탄소 배출을 감소세로 전환한다고만 선언했을 뿐 탄소 중립 등 더욱 적극적인 조처를 발표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 과학자 모임 ‘참여 과학자 단체’에 따르면 중국은 2019년 전 세계 탄소 배출 중 28%를 차지한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이다.
시 주석의 선언에 환경 단체들은 두 손 들어 환영했다. 유럽기후재단의 로렌스 투비아나 회장은 “시진핑의 약속을 매우 환영한다”며 “다른 국가들에게도 큰 자신감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의 탄소 관련 정책자문기구인 2050패스웨이플랫폼의 리차드 바론 이사 역시 “(중국의) 탄소 중립 목표는 기술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실행할 수 있다”며 “전 세계가 파리 기후 협정의 장기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그림이 더 명확해졌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실행 방안은 언급하지 않아 선언이 미흡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린피스의 동아시아 기후 및 에너지 정책 담당 수석 책임자인 리 슈오는 “시 주석의 약속은 더 자세한 내용과 구체적인 실행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며 “얼마나 빨리 배출량 정점에 이를 수 있을지, 중국의 석탄 화력 확장과 탄소 중립을 어떻게 병행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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