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양대 항공사 중 하나인 일본항공(JAL)이 성차별적인 소지가 있는 표현이라는 이유로 영어 안내방송을 할 때 쓰는 ‘숙녀 신사 여러분(Ladies and Gentlemen)’을 폐지하기로 했다. 성소수자 고객을 배려해 이 같은 결정에 내린 것이다.
28일 일본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본항공은 10월 1일부터 기내나 공항 탑승구에서 영어 안내방송을 할 때 ‘숙녀 신사 여러분’이란 표현을 쓰지 않고 새로운 내용을 담은 방송을 내보내기로 했다. 기존에 승무원들은 기내에서 여객 탑승, 하차, 비행 중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영어 안내방송에는 ‘숙녀 신사 여러분’이라는 존대 표현을 써왔다. 이는 사내 매뉴얼에 따른 대응으로 국제선은 물론 외국인이 탑승한 국내선 항공편에도 적용됐다.
일본항공이 이 표현을 전격 폐지한 것은 성소수자 고객들이 불쾌한 생각을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숙녀, 신사라는 표현만 쓰면 성소수자가 배제된다는 것이다.
2014년 일본항공은 다양성 선언을 통해 성별·연령·국적·인종·종교·장애 유무·성적 지향 등에 관계 없이 다양한 인재가 활약할 수 있도록 환경 조성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10월부터 승무원은 ‘숙녀 신사 여러분’ 대신 ‘여러분 주목해주십시오(Attention, all passengers)’ 또는 ‘안녕하십니까(Good morning/Good afternoon/Good evening, everyone)’ 등 표현을 사용할 방침이다.
마이니치는 “성별을 전제로 한 경칭 표현은 미국 뉴욕이나 영국 런던 지하철에서도 없애고 있다”면서 “아직 ‘숙녀 신사 여러분’이란 표현을 쓰는 전일본공수(ANA)도 고객 의견을 반영해 (표현 폐지 예부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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