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배우자가 코로나19 전담 간호사? 퇴사해주세요’

[코로나19시대, 간호사의 눈물]

국감 증인 출석 간호사 "인력부족 심각" 호소

코로나19 의료진 우울증 사례도 늘어

감염병 상황에 맞는 근무 가이드라인 필요해





“동료 간호사 중에는 확진자 병동에 근무한다는 이유로 배우자가 직장에서 퇴사를 요구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코로나19 전담 간호사의 가장 큰 불안은 가족에 대한 염려입니다”

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한 인천의 한 의료원 간호사 A씨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A씨는 “일부 환자들은 커피심부름, 택배, 배달음식 등 의료와 관련 없는 개인적인 요구를 하기도 한다”며 “이런 일이 과도하고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업무에도 방해가 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상황에서는) 모든 게 연속적인 업무기 때문에 간호사들이 쉬는 시간을 준다고 해서 쉴 수 있는 게 아닌 만큼 (통상적인 상황보다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며 처우 개선을 호소했다.



방호복 입고 벗는 데만 1시간…환자는 느는데 인력은 그대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 하면서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의 열악한 상황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간호 인력의 경우 최근 의료계 파업까지 겹치면서 의사 업무를 대신 수행하는 등 업무량이 과도해져 육체적·정신적 고충이 커지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날 국감에서는 코로나19 대응 의료진이 열악한 환경에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현재 간호사들이 처한 가장 큰 문제는 인력 부족이다. 국감에 증인으로 참석한 A씨는 “레벨디(방호복)를 입을 때는 입는 데만 10~15분이 소요되고 벗는 데도 긴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치매환자, 중증도 환자 등이 오면 진료 시간이 길어긴다”며 “평상시에는 환자 10명 당 1명, 중환자실은 3명 당 1명씩 간호사가 배치되는데 (현재 상황에서는) 간호사 수를 늘려야 하지만 그런 기준 없이 병원 재량에 맡기는 게 우리에게는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장기화 하면서 환자와 갈등도 종종 발생한다. A씨는 “코로나19 환자 중에는 개인적인 심부름을 시키거나 호텔 수준의 서비스를 요구하는 이들도 있다”며 “환자들을 이해시키고 협조요청을 하다보면 업무에 지장이 생기고 자존감도 낮아진다”고 말했다.







파업으로 의사 업무까지 대리수행…심리적 고충 커



특히 간호사들의 업무량 과다는 의료계 파업 시기에 극에 달했다. A씨는 “구두처방은 환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일이기 때문에 지양하고 있지만 파업 시기에는 간호사들이 구두로 보고를 받고 처방을 받는 일이 많이 일어났다”며 “이 과정에서 심리적, 업무적 부담은 모두 간호사의 몫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국 233명의 간호사 중 184명(79%)은 ‘업무 중 의사 업무를 수행한다’고 답했다. 국립대병원 3곳, 사립대병원 5곳, 지방의료원 2곳, 중소병원 2곳 등 12곳의 일반병동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110명과 PA간호사 부서에 소속된 123명이 참여한 해당 조사에 따르면 일반병동간호사 중 64.5%, PA간호사 중 91.9%가 진담검사, 처방, 수술 및 처치, 수술 동의서 작성, 수술기록지 작성 등 의사 인력을 대체하고 있었다. 이 경우 간호사들이 겪는 어려움은 업무 과다(22.3%)의 문제도 있지만 책임소재 불분명(42.5%)으로 인한 심리적 고충이 컸다.

최연숙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국가트라우마센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대응 의료진 319명 중 132명(41.3%)는 우울감을 느끼고 있으며 2.8%인 9명은 자살 위험성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이유로 국감에 참석한 여야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코로나19와 같은 특수한 상황에 맞는 인력 배치 지침을 요구했다. 최연숙 의원은 “현재 간호사들은 3교대까지 충원 없이 야간 근무를 하고 있다”며 “2019년 간호인력 야간근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듯 현재의 감염병 상황에서도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