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공장 가동이 전면 중단되면서 대기 질이 개선되자 중국 내 호흡기 질환자가 6만 명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9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과 중국, 일본, 네덜란드 공동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중국이 코로나19 사태로 공장 가동을 멈춘 지난 1월 말부터 2월까지 대기 오염이 감소해 천식과 같은 호흡기 질환자가 6만 명 줄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간 중국에서의 아산화질소 배출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6% 줄어 대기 중 초미세먼지(PM2.5)가 대폭 감소한 영향이다. 아산화질소는 지구온난화를 악화시키는 대표적인 물질로, 장기간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폐에 손상을 끼칠 수 있다.
공동 연구팀은 이번 결과로 인류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명확해졌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의 가즈유키 미야자키 교수는 “깨끗해진 지구가 어떤 모습일지 (이번 연구로) 엿볼 수 있었다”며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역시 알려줬다”고 자평했다. 미국 듀크대의 드루 신들 교수도 “이번 연구는 봉쇄 기간 줄어든 대기오염이 관련 질환자를 줄일 수 있음을 보여준 첫 연구”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기 질이 개선된 국가는 중국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22일 미국 노트르담 대학과 이탈리아 신기술·에너지 및 경제개발청(ENEA) 소속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코로나19 봉쇄 기간 중국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전국적으로 ㎥당 14.5㎍(마이크로그램, 100만분의 1g)이, 유럽은 2.2㎍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즉 2016~2019년과 비교해 각 지역의 봉쇄기간 동안 중국은 초미세먼지가 29.7%, 유럽은 17.1% 감소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개선된 대기 질의 영향으로 중국은 조기 사망자가 2만4,200명, 유럽은 2,190명 줄었다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매년 약 700만 명이 대기오염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에서는 지난 2017년 한해에만 124만 명이 대기오염 관련 질환으로 목숨을 잃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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