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독감 백신 접종 이후 사망자 발생과 관련해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가 1년에 3,000명에 가까워 특히 어르신이나 고위험군은 반드시 접종하는 것이 안전하다”며 “백신 접종과 사망 사이에 아직 구체적인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 청장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번 독감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총 431건)이 유난히 많다는 지적에 대해 “이상반응에 대해서 신속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고 올해는 아마 예방접종 안전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신고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또 매년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 수를 언급하며 “(독감으로)어르신·고위험군에서 폐렴이나 다른 합병증이 생길 수 있고 독감으로 기저질환이 악화해 사망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접종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재차 당부했다.
‘백신의 안전성이 규명될 때까지 접종을 중단해야 한다’는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도 “현재까지 사망자 보고가 늘기는 했지만, ‘예방접종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직접적 연관성은 낮다는 것이 피해조사반의 의견”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사망자와 백신의 인과관계는 사망원인과 그 내용을 바탕으로 전문적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사망자들이 맞았던 백신이라도 접종 중단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하자 정 청장은 “그 부분도 검토했으나, 아직은 중단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저희와 전문가의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까지 사망자들이 접종한 백신은 5개 회사가 제조한 것이고, 모두 로트번호가 다 달라서 한 회사(백신이)나 제조번호가 일관되게 이상반응을 일으키지는 않았다”며 “제품이나 제품 독성 문제로 인한 사망은 아닌 것으로 전문가도 판단한다. 같은 의료기관에서 같은 날 접종받은 분들도 전화로 조사했지만, 중증 이상반응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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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모든 접종을 3가 백신에서 4가 백신으로 바꿔 이상반응이 더 많이 나타났다는 지적도 나왔으나, 이에 대해서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전신적인 반응이나 경미한 이상반응은 제품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그 부분은 검증이 필요하다”며 “작년에도 민간에서는 4가 백신을 접종했다”고 답했다.
정 청장은 “며칠간 접종을 중단할 경우 문제가 발생하느냐”는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는 “예방접종의 적정 시기가 있기 때문에 접종을 일정 기간 중단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재까지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는 17명으로 집계됐다. 질병관리청의 전날 9명 발표 이후 경북 안동, 대전, 경북 성주, 경남 창원, 전북 임실 등에서 사망자가 추가로 나왔다. 정 청장은 “사망사례에 대해서는 최대한 접종과의 문제가 없는지 모니터링하고 조금이라도 이상이 있겠다고 판단되면 신속하게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 청장은 사망자 9명 가운데 2명이 ‘아나필락시스 쇼크’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날 발표한 것과 관련해 “추적 조사 결과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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