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관련 단체의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코로나19 관련 사기로 1억6,100만달러(약 1,824억원)이 편취당했으며, 영국과 호주에서도 각각 1,760만파운드(약 247억원)와 510만 호주달러(약 41억원) 상당을 잃었다. 홍콩에서는 올 상반기에만 사기 범죄가 111%나 증가했으며,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 중 하나로 분류되는 싱가포르에서도 사기 범죄는 140%나 늘었다. 미국 최대 소비자단체인 AARP 사기감시 네트워크의 에이미 노프지거는 “지금 사람들은 평상시보다 더 사기에 취약한 상태”라며 “지금 압박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인지가 아니라 감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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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 7월 영국에서 징역 30주를 선고받은 20세의 대학생 칸은 이 같은 사기를 벌였다. 그는 실제 세금 환급 사이트와 유사한 웹사이트를 개설한 뒤 이 웹사이트의 링크를 포함한 문자메시지를 불특정 다수에게 보냈다. 이 메시지에는 개인정보를 제공하면 세금환급을 받을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그는 이틀 동안 1,200개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이 중 191명으로부터 개인 정보를 얻었다. 이 같은 방식으로 그는 49개 계좌에서 1만파운드(약 1,470만원) 상당을 편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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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때부터 상황이 이상해졌다. 견주는 개 운송 서비스를 통해 강아지를 보내주겠다고 했지만, 갑자기 해당 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이후 견주는 보험료가 필요하다며 2,000달러를 요구했고 결국 약 3주 뒤 잠적했다. 메리캐이는 “일종의 정신적 학대였다”며 “내가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이 정말로 불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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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아무런 전화가 걸려오지 않자 사기란 것을 깨달은 크리스티안은 경찰에 신고했고 아내에게 모든 것을 털어놨다. 크리스티안의 아내인 샬롯은 “코로나19 등이 확실히 우리는 더욱 취약하게 만들었다”며 “올해는 스트레스가 극심했다”고 털어놨다.
이 밖에도 홍콩에서는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이용해 등록된 전화기에서 반정부 메시지가 발송됐다고 겁박하는 방식으로 4명에게서 총 1,490만 홍콩달러(약 21억7,000만원)을 가로채는 사건도 발생했다. 호주 퀸즈랜드대의 사이버범죄 및 사기 전문가인 카산드라 크로스는 “모두가 사기에 취약할 수 있다”며 “모든 사람은 표적이 될 경우 사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약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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