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지도 벌써 11개월이 지났습니다. 이 가운데 해외에서는 속속 백신 개발 성공 소식이 들려오고 있는데요. 화이자와 모더나가 그 주인공입니다. 특히 화이자의 경우 20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해 다음달 중순이면 허가가 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모더나도 곧 뒤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좋은 소식이긴 한데 과연 그럼 우리나라에선 언제부터 이 백신을 맡게 될 수 있단 걸까요? 오늘은 방역당국의 백신 확보 현황과 예상 접종 시기를 알아보려고 합니다.
◇코로나19 백신 내년 2분기 접종 시작…의료진·65세 이상 우선접종
우선 국내 방역당국의 목표는 오는 2021년 2분기에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것입니다. 다만 의료진과 65세 이상을 우선접종 대상자로 정해서 일반인의 접종은 더 늦춰질 수 있습니다. 권준욱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제2부본부장은 지난 19일 열린 국제보건의료재단 포럼에서 “2021년 2분기에는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21년 추석과 겨울은 (올해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현재는 백신을 확보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입니다. 전국민의 60%에 달하는 3,000만명분의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인데 이 중 2,000만명분은 다국적 제약사와 개별 협상을 통해 확보한다는 계획입니다. 또 1,000만명분은 코로나19 백신의 공평한 배분을 위해 구성된 국제 연합체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정부는 구체적인 백신 확보 계획은 이달 중 정리해 발표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1분기에 확보했는데 왜 실제 접종은 2분기냐 이런 의문을 갖는 분도 계실 겁니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이르면 연말부터 백신 접종을 한다고 하는데요. 국내의 경우 백신은 신속히 확보하지만, 접종은 신중히 진행하겠다는 게 정부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국내서도 제넥신(095700)이 백신 개발 중…실제 접종까진 1년 걸릴 듯
국산 백신을 만들기 위한 개발 시도도 진행 중입니다. 국내에선 유일하게 제넥신이 임상 1상과 부분적인 임상 2상을 동시에 진행하는 단계에 있는데요. 제넥신의 ‘GX-19’ 백신은 화이자나 모더나처럼 mRNA가 아니라 DNA를 이용하는 방식인 것이 특징입니다. 다만 임상 3상까지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아 접종하려면 족히 1년은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해외에서는 임상3상 단계의 코로나19 백신이 11개에 이르는 상황인 만큼 국산 백신 개발 속도가 늦은 편입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적어 임상 참여자를 구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해외에 나가서 해외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시험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려면 더 막대한 비용이 들겠지요. 이밖에 국내 백신 개발 경험과 기술이 선진국에 비해 뒤처지는 것도 문제입니다.
다만 정부가 국산 치료제나 백신이 세계 최초가 아니더라도 국가 책임하에 끝까지 개발하겠다고 선언한 상태인 만큼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동안 백신 개발은 감염병 유행이 끝나면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번 기회를 활용해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켜보겠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입니다.
◇정부 “장밋빛 백신 소식만 믿고 생활 방역 소홀히 해선 안돼”
곳곳에서 희망적인 소식이 들리고는 있지만 정부는 백신에 대한 기대감으로 긴장감이 느슨해져선 안된다고 당부합니다. 정부는 “지금은 거리두기 준수와 생활 속 방역관리를 통해 코로나19를 통제하는 데 집중해야 하는 시기”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86명으로 86일만에 최다 숫자를 기록했습니다. 정부는 3차 유행이 본격화 됐다며 “당분간 모든 모임과 약속을 연기·취소하고 사람들이 많이 밀집하는 실내 다중이용시설, 특히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사우나나 실내체육시설 이용은 삼가달라”고 말했습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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