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한국대사로 내정된 강창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강제 징용 배상 문제를 두고 경색된 한일 관계에 대해 “양국 정부가 의지가 있다면 풀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법은 법이고 정치는 정치”라고 말해 사법부의 결정을 앞두고 있는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매각) 문제를 정치적 결단으로 해결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강 전 의원은 주일대사내정 사실이 발표된 23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나를 대사로 보내는 건 정부가 한일 관계를 풀어보려는 강한 의지가 아닌가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상대가 있으니 우리가 아무리 의지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상대인 일본 측에서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구체적인 한일관계 개선의 방법에 대해서는 “대사는 가능한 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 정부와 조율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강 전 의원은 2017년부터 지난달까지 3년 간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지낸 대표적인 지일파 정치인이다. 일본 동경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얻은 그는 17대 국회에서 제주·북제주 갑, 18~20대까지 제주 갑 지역구 의원으로 활동했다. 1991년에는 배재대학교 일본학과 교수를 역임하기도 했다.
강 전 의원은 한일의원연맹 회장으로서 방일한 지난 1월 “한일관계가 잘 풀리면 일본 기업의 자산 현금화 시기도 늦춰질 수 있을 것”이라며 한일 관계 개선에 대한 일본 정부 차원의 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피해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불법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하고 사죄하는 것이다. 배상 문제는 그 다음”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강 전 의원의 주일대사 내정에 대해 “이번에 일본에 새로운 내각이 출범함에 따라 한일 관계를 풀어보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며 “특히 한일의원연맹 간사장과 회장을 역임하며 고위급 네트워크를 쌓아와 정통 외교관보다는 정치인 출신이 적합하다 판단했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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