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맞벌이 부모의 돌봄 부담을 덜기 위해 추진했던 ‘남산유치원’(가칭)의 신설이 지연되며 교육청의 ‘온종일 돌봄 유치원’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3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열린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위원회(중투위)는 서울 남산유치원 신설 사업에 대해 부적정 결정을 내렸다.
유치원 신설에 필요한 예산을 받기 위한 중투위 심사에서 부적정 결정이 내려지면서 남산유치원 개원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남산유치원은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하는 국내 최초 ‘도심 속 온종일 돌봄 유치원’의 첫 사례다. 서울 중구 명동 남산초등학교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5층 단독 건물, 7학급 원생 128명 규모로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문을 열 계획이었다.
맞벌이 부부 자녀와 일반 유아들을 대상으로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돼 부모들이 아침 출근 전부터 퇴근 시간까지 아이를 맡길 수 있다. 주변에 기업이나 은행 등의 본사가 많아 명동 인근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아이를 맡기기에도 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원생들이 남산초등학교로 진학하게 되면 학생 수가 줄어드는 남산초교와 시너지 효과도 기대됐다.
중투위는 자녀를 맡길 직장인들이 다니는 기업에서도 운영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이유로 부적정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 기업들은 사원들의 자녀가 다닌다는 조건으로만 지원해주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이처럼 조건이 붙은 지원은 받을 수 없어 서울시교육청이 중투위의 결정에 바로 따르기도 힘든 상황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세부 사항들을 검토하고 있다”며 “사업체들과 계속 논의를 진행하고는 있으나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이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투위의 이번 부적정 결정으로 남산유치원은 빨라야 2022년 하반기 또는 2023년 상반기에나 개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청은 내년도 중투위 심사를 다시 신청할 예정이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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