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의 성지’로 일컬어지던 중국 내몽고(네이멍구)가 비트코인 채굴을 전면금지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충격이 예상된다.
2일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내몽고정부는 지난 25일 관보를 통해 비트코인 채굴을 전면 금지하고 오는 4월까지 관련 업체를 전부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싼 전기료를 이유로 비트코인 채굴 업체들이 내몽고에 몰려들었고 이에 따라 ‘채굴의 성지’라는 별명까지 생겼다. 내몽고에서만 전세계 비트코인의 약 8%가 채굴되는 것으로 추산된다.
내몽고 정부가 이같은 강경 조치는 중국 중앙정부로부터 질책을 받은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중국 중앙정부는 지난해 에너지 소비 목표를 지키지 못한 유일한 지방이라며 내몽고 지방을 힐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통화정책에 대한 문제를 이유로 지난 2017년부터 비트코인 등 민간 암호화폐의 채굴과 거래를 금지했다. 하지만 사실상 이를 방관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현재 전세계 채굴량의 65%가 여전히 중국에서 진행중이다.
비트코인 채굴업체들은 중국의 싼 전기료와 인건비, 그리고 느슨한 단속을 이유로 여전히 중국에서 음성적으로 채굴을 계속하고 있다. 비트코인 채굴기 제조업계도 중국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데 카난 등 3대 중국 제조업체가 전세계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다.
이번 내몽고의 조치가 중국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 올해 경기과열을 우려한 중국 정부는 과잉투자를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특히 법정 디지털 화폐인 ‘디지털 위안화’의 내년 출시를 앞두고 있어 민간 암호화폐에 대한 거리두기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의 강경책으로 비트코인 부족 현상이 더욱 심해져 시장에 충격을 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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