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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희수 전 하사 사망에 '숙대 포기' 트랜스젠더 애도 "'다르다'고 틀린 것은 아냐"

변희수 전 육군하사/연합뉴스




성전환 수술 후 강제 전역 처분을 받고 법정 소송을 진행하던 변희수 전 육군하사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성전환 수술과 성별 정정을 거쳐 숙명여자대학교에 최종 합격했지만 일부 재학생들의 반발에 입학을 포기했던 트랜스젠더 A씨가 고인을 추모했다.

지난 4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변 전 하사의 사망과 관련, "말을 잇지 못할 정도로 안타까운 심정"이라면서 "변 전 하사가 더 이상 아프지 않기를 바라고, 슬픔 없는 세상에서 다시 자유로운 날개를 펼치기를 바란다"고 했다.

변 전 하사와 A씨의 인연은 변 전 하사가 성전환 수술을 받기 전인 지난 2019년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랜스젠더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알게 된 두 사람은 이후 종종 만남을 가지며 인연을 이어왔고 변 전 하사는 수술을 앞두고 A씨에게 고민을 털어놓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A씨는 "타당한 근거 없이 한 사람의 인생을 규정짓는 행위는 정의롭지 않다고 배웠는데, 정당하지 않은 근거로 인해 자신의 삶이 규정지어진 사람이 있었다"면서 "그는 자신이 지키고자 했던 국가로 인해 한순간에 '군 복무에 부적합한 신체를 가진 사람'이 됐다"고 했다.

아울러 A씨는 "이같은 사회의 판단에 앞으로 꽃을 피울 수 있었던 변 전 하사의 다양한 가능성들은 순식간에 짓밟히고 말았다"면서 "지난해 있었던 일련의 사건들은 국가와 개인 간의 일을 넘어 변 전 하사를 평생 따라다닐 꼬리표가 돼버렸다"고도 전했다.

여기에 덧붙여 A씨는 "단지 사회의 전형적인 시각에서 약간 벗어난 것이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다양한 삶의 가능성들을 모조리 잃어버려야만 하는 죄라면, 그 누가 이 죄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느냐"면서 "'다르다'는 이유로 '틀렸다'고 말할 수 있다면, 틀리지 않은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A씨는 더불어 "다르다고 틀린 것은 아니다. 세잎클로버에 비하면 네잎클로버는 단지 돌연변이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행운을 가져다 준다는 네잎클로버를 한 번쯤 찾아보기도 한다"면서 "모난 돌이 정에 맞는 사회에서 조각품은 있을 수 없다. 결국은 평평한 벽돌이 될 뿐"이라고 했다.

한편 변 전 하사는 지난 3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변 전 하사가 같은 날 오후 5시 49분쯤 자택에서 숨져 있는 것을 출동한 소방대가 발견했다.

상당구 정신건강센터는 상담자로 등록된 변 전 하사가 지난달 28일 이후 연락이 안 돼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119에 신고했다.

소방당국은 시신의 부패 정도로 미뤄 변 전 하사가 숨진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웃 주민들에 따르면 변 전 하사는 3개월 전에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경찰이 출동했었다. 그의 집에서 유서 등은 발견되지 않았고, 경찰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경기 북부 모 육군부대 소속이던 변 전 하사는 지난 2019년 휴가 중 태국으로 가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와 계속 복무를 희망했다.

그러나 군은 변 전 하사 신체 변화에 대한 의무조사를 시행해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리고, 지난해 1월 전역을 결정했다.

이에 변 전 하사는 지난해 2월 육군본부에 재심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육군은 “전역 처분은 군인사법에 규정된 의무심사 기준 및 전역 심사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졌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변 전 하사는 ‘트렌스젠더 군인 변희수의 복직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도움으로 지난해 8월 11일 계룡대 관할 법원인 대전지법에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전역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냈다. 대전지법 행정2부는 다음달 15일 이 소송 첫 변론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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