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가운데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이 "부러우면 이직하든가"라는 취지의 글을 올려 논란의 중심에 섰다.
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는 '내부에서는 신경도 안씀'이라는 제목으로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A씨의 글이 올라왔다.
글 내용을 보면 A씨는 "어차피 한두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져서 물 흐르듯 지나갈 것이라고 (LH 직원들은) 다들 생각하는 중. 나도 마찬가지"라고 썼다.
그러면서 A씨는 "털어봐야 차명으로 다 해놨는데 어떻게 찾을 거냐"면서 이번 'LH 사태'에 대한 의혹 조사를 평가절하했다.
A씨는 또한 "니들이 아무리 열폭해도 난 열심히 차명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편하게 다닐 것"이라면서 "이게 우리 회사만의 혜택이자 복지인데 부러우면 우리 회사로 이직하든가"라고도 적었다.
아울러 A씨는 "공부 못 해서 못 와놓고 꼬투리 하나 잡았다고 조리돌림한다"고 이번 논란을 두고 제기되고 있는 LH 직원들을 향한 비판에 날을 세웠다.
이 글은 10일 현재 블라인드에서 삭제된 상태지만 캡처된 이미지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해당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정말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불법투기를 해도 죄책감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분노를 넘어 허탈한 심정이다", "범죄를 저지르고도 저렇게 뻔뻔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 등의 댓글을 쏟아내며 분노하고 있다.
지난 8일에도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네티즌 B씨가 이번 '땅 투기 의혹'과 관련, 국민들의 집회를 조롱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B씨는 동료들과 함께 있는 모바일 메신저 대화방에 경남 진주 LH 본사 앞을 촬영한 사진을 올렸다. 그러면서 '층수 높아서 안들려 개꿀~'이라는 글을 올렸다.
사진 아래에는 다른 직원이 "저희 본부에는 동자동 재개발 반대 시위함. 근데 28층이라 하나도 안 들림"이라고 이에 화답하는 글을 썼다.
당시 LH 본사에는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 등에 소속된 농민 50여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항의 집회를 벌이고 있었다.
특히 LH 직원과 가족들이 매입한 땅의 98% 이상이 농지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농민들은 "LH는 한국농지투기공사로 이름을 바꿔라"며 분노를 표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