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튀김 환불’ 갑질 충격으로 점주가 숨진 분식집이 결국 문을 닫기로 했다.
고인의 딸인 A 씨는 2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인터뷰를 통해 "가족이 직원과 함께 일해 왔는데 어머니 자리가 빠지고 아버지는 힘드셔서 일을 관뒀다"며 "제가 많이 부족해 혼자 가게 두 개를 운영할 수 없어 하나를 지금 정리하려고 내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아버지마저 충격을 받고 쓰러졌다"며 "먹고 살기 위해 혼자 가게문을 열고 있지만 너무 답답하고 억울하다"고 심경을 밝힌 바 있다.
앞서 배달앱인 쿠팡이츠에 등록된 한 분식집 50대 점주는 고객으로부터 “새우튀김 3개 중 하나의 색깔이 이상하다”며 배달한지 하루가 지난 음식의 환불을 요구받았다. 점주가 “전액 환불은 어렵고 1개 금액만 돌려주겠다”고 하자 고객은 쿠팡이츠 앱에 비방 리뷰를 남긴 뒤 점주에게 4차례 항의 전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점주는 쿠팡이츠 고객센터와 환불 건에 대해 통화를 하던 중 갑자기 쓰러져 뇌출혈로 의식을 잃고 지난달 28일 숨졌다.
A 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새우튀김 하나 때문에 갑질했다는 손님이 따로 연락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따로 전화나 연락해온 건 없다"고 했다. 그는 본인도 억울하다며 ‘업주가 그냥 죄송하다고 했으면 넘어갈 일을 불성실하고 반발로 이야기해서 일이 커졌다’고 밝힌 손님의 발언엔 강하게 반발했다.
A 씨는 "상식적으로 어떤 업주가 먼저 손님에게 반말을 하겠는가"며 "애초에 말이 안 되는 요구로 환불을 해달라며 소리를 지르고 도가 지나치게 입에 담긴 힘든 폭언과 심지어 부모 욕을 하는데 그걸 듣고 괜찮은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고 반문했다. 그는 "손님의 끈질긴 요구에 어머니는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드렸고 어머니가 간곡히 사과하시는 걸 그 시각 현장에 같이 일하시던 직원 분이 옆에서 분명 들었다"며 손님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A 씨는 해당 손님과 쿠팡이츠에 대해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고인이 되신 어머니께 할 말은 없는지, 그분의 사과를 제일 먼저 바란다"며 "그래야 어머니 가시는 길 편히 가시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또 "쿠팡이츠는 공식적으로 공개된 장소에서 진심어린 사과를 하고 저희 어머니와 같은 피해자가 또 발생하지 않도록 여러 제도를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최근 KBS에서 이 사건을 소재로 상품을 걸고 문제를 낸 것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표했다. 그는 "부모 잃은 심정을 겪어보지 않은 이상 모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고인이 어떤 음식으로 돌아가게 되었는지 그걸 문제라고 퀴즈를 내고 상품을 걸고 있을 수 없을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했다. A 씨는 이 사건 이후 프로그램 제작진 쪽에서는 어떠한 연락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KBS 라디오 ‘황정민의 뮤직쇼’는 지난 22일 방송에서 “이것 한 개의 환불 다툼에서 시작된 싸움이 분식집 주인을 죽음으로 몰고 가 공분을 사고 있다. 다음중 이것은?”이라는 멘트와 함께 객관식 퀴즈를 냈다. 그러면서 답변 보기로 삶은 달걀과 새우튀김, 순대 염통을 제시했다. 진행자는 문제를 출제한 뒤 “퀴즈로 내도 되는 사안인가 많이 망설였다”며 “이렇게 퀴즈를 통해서라도 많은 분이 이 내용을 알고 관심을 두길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풀어봤다”고 설명했다.
해당 퀴즈가 방송에 나간 이후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청취자 B 씨는 “퀴즈를 듣고 너무 놀랐다”며 “관심을 갖도록 하겠다는 명분으로 이 슬프고도 아픈 소식을 퀴즈의 소재로 사용하는 게 맞느냐”는 내용의 청원 글도 올렸다. B 씨는 “유가족들은 그 상처와 충격에서 벗어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정답자에게 선물을 주는 퀴즈의 한 소재로 이 사건을 치부한 건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차라리 이 소식을 전하며 유가족에게 애도를 표하는 것이 청취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가 KBS 측은 지난 23일 공식 입장을 내고 사과했다. 진행자인 황정민 KBS 아나운서도 같은 날 “방송 중 퀴즈와 관련해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보다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함께 생각해보자는 마음이었지만 여러가지 면에서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이어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 마음 깊이 받아들이고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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