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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역레포 크게 신경 안 쓴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월가는 역레포 규모 증가에 큰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하반기 거래 첫 날인 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0.52% 오르면서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는데요.

오늘은 역레포에 대한 시장의 분위기를 한번 알아보려고 합니다. 역레포, 많이 나온 얘기인데 어제 역레포 규모가 1조 달러에 육박한다는 얘기가 나왔죠. 지금 같은 분위기면 앞으로 1조 달러는 기본으로 깔고 갈 수 있을 듯한데요. 역레포의 의미에 대한 월가의 목소리를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별다른 함의 없어”…“유동성 많다는 건 누구나 아는 얘기”


우선 역레포(Reverse Repo)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현재 거론되는 역레포는 금융사들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으로부터 채권을 담보로 받고 연준에 하루씩 자금을 맡기는 것을 뜻합니다.

역레포를 하게 되면 연준에 돈이 들어오니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게 됩니다.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 연준이 역레포 금리를 0.0%에서 0.05%로 올린 뒤에 지속적으로 거래규모가 급증하고 있는데요. 지난 달 30일에는 9,919억 달러를 기록하기도 했죠.

중요한 것은 그래서 역레포 규모가 커지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느냐입니다. 월가에서 시장 거래에 참여하고 있는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니 한 마디로 “크게 신경 안 쓴다”였습니다.

시중의 유동성이 많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얘기다. 연준의 통화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방법은 역레포 말고도 많다.


한 관계자는 “단기금리가 너무 밑으로 내려오다 보니 역레포와 초과지급준비금 금리(IOER)를 올렸는데 이는 기술적 조정”이라며 “시장에서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포함해 앞으로의 통화정책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보지 않고 있다. 신경쓰지 않는다”고 전했는데요.

또다른 관계자는 “역레포 규모가 커진다는 것은 시중에 유동성이 많다는 뜻인데 이는 누구나 아는 내용”이라며 “역레포가 시장에 큰 의미나 함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연준이 역레포 금리를 올렸다는 것, 그리고 거래규모가 늘어나는 것을 보고 테이퍼링에 대한 간접신호로 볼 수는 있겠습니다. 의미는 있으나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죠.

월가에서는 역레포 규모 급증에 별다른 반응이 없다고 합니다. 더 중요한 것들이 많기 때문일 겁니다.



재무부 연준 계좌 잔고도 감소…인플레·연은 총재 발언 등 중요


누구나 알 듯이 지난해 코로나19로 연준이 양적완화(QE)를 시작한 이래 시장에는 돈이 넘쳐납니다. 연준의 자산규모는 이미 8조 달러가 넘습니다.

여기에 재무부가 연준에 맡겨놓은 돈을 빼쓰고 있습니다. 재무부는 필요자금을 연준 내 계좌(TGA)에 예치하고 있는데 지난해 7월 1조8,000억 달러였던 잔고가 지금은 7,000억 달러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차액만큼은 시중에 풀려나갔다고 보면 되는데요.

지방 연은 총재의 발언은 연준 내 분위기를 읽을 수 있는 소중한 자료다. /로이터연합뉴스


어쨌든 시장을 볼 때 참고할 지표와 자료는 넘쳐납니다. 시간이 무한대라면 모든 자료와 보고서, 언론기사를 일일이 살펴보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역레포에 큰 관심을 갖기보다는 인플레이션과 지역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과 변화하는 분위기를 읽는 것이 더 효율적입니다.

역레포가 의미가 없다는 말은 절대 아닙니다. 여러 자료 가운데 하나라는 겁니다. 그래서 핵심이 되는 지표를 중심으로 감을 잡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문가나 기관투자가가 아니라면 더 그렇습니다.

이날도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가 “나는 테이퍼링을 시작해야 한다는 쪽에 있다”며 “테이퍼링 절차는 올해부터 시작돼야 한다. 나는 테이퍼링이 시작되는 것을 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어떤가요. 개인적으로는 역레포에 자금이 몰린다는 것보다 하커 총재의 말 한마디가 더 직관적이고 예측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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