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 지난 4개월간 신규 당원 약 27만 명이 유입되면서 당의 체질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신규 당원은 국민의힘의 전통적인 당원과 달리 20·30대와 수도권·충청 비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대선 후보 선출을 염두에 두고 가입했을 가능성이 높아 어떤 후보가 신규 당원 증가에 이득을 볼지 관심이 모아진다.
2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올 5월 31일부터 이달 27일까지 26만 5,952명이 당원으로 가입했다. 이런 급증세는 6월 이준석 당 대표의 당선으로 혁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정권 교체를 열망하는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규 당원들의 연령·지역 비율은 50대 이상, 영남 위주인 기존 당원들과 큰 차이를 보인다.
6·11 전당대회 당시 책임당원 28만 명을 비교해보면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세대 교체다. 50대 이상이 84% 대 56%로 28%포인트 적다. 이에 반해 20·30대는 12% 대 27%로 2배 이상 많다. 신규 당원의 20·30대 비율은 행정안전부의 8월 말 기준 26%보다 더 높다.
‘영남당’에서도 탈피하는 추세다. 영남은 55%에서 28%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그에 반해 수도권은 30%에서 43%로 늘었다. 충청도 10%에서 17%로 급증했다. 강원도 3%에서 5%로 늘었고 호남 역시 1%에서 4%로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이런 체질 변화가 당장 대선 후보 경선에 어떻게 작용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2차 예비 경선에는 신규 당원 10만 명을 포함한 약 38만 명, 다음 달 5일 본경선에는 신규 당원 23만 명을 포함한 약 45만 명이 투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2차 예비 경선은 당원 선거인단 투표가 30%, 본경선은 50%가 적용된다. 신규 당원은 대선 경선 참여를 기대하고 들어왔을 가능성이 높아 기존 당원보다 높은 투표율로 당내 여론 지형을 완전히 뒤바꿀 수 있다. 6월 전당대회 투표율은 45.4%로 절반에 못 미쳤다.
20·30대 당원 증가는 홍준표 대선 예비 후보에게 호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는 야권 후보 중 20·30대의 지지율이 가장 높다. 이는 윤석열 후보에게는 악재다. 윤 후보는 60세 이상에서 높은 지지를 얻고 있어서다.
반면 충청·강원 당원 증가는 윤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 윤 후보는 충남 논산 연고로 ‘충청대망론’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강원 표심도 윤 후보에게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 지역구인 권성동·이철규·이양수 의원이 윤 후보 캠프에서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승부는 당원 계층별 투표율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예컨대 주로 온라인으로 가입한 20·30대 당원은 투표율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지역 당원협의회가 중심이 돼 모집한 현장 가입 당원들은 투표율이 낮을 수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조직표 동원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당협이 끌어모은 당원 투표율이 후보 순위를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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