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 김건희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관련자들의 휴대폰을 확보해 분석에 나섰다. 검찰은 휴대폰에 담긴 통화내역 등을 토대로 혐의를 입증할 단서와 김씨 등이 개입됐는지 여부를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조주연 부장검사)는 최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관여한 인물들의 옛 휴대폰을 압수해 포렌식을 마친 뒤 통화내역과 파일 등을 확인 중이다. 주가조작에 관여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로 앞서 구속된 김모씨와 이모씨가 사용한 휴대폰 2대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휴대폰에서 나온 자료를 근거로 이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은 2010년대 초반 주가 조작꾼들과 공모해 회사 주가를 조작한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중이다. 윤 전 총장 부인 김씨는 이 과정에서 돈을 대는 ‘전주’ 역할을 하고, 2012∼2013년 도이치모터스 자회사인 도이치파이낸셜의 전환사채를 시세보다 싼 가격에 매입한 의혹으로 수사 대상에 올랐다.
김씨 등은 주식시장에서 소위 ‘작전’이라 불리는 시세 조종행위를 일삼던 브로커들로 알려진 인물들이다. 당초 검찰은 이들 외에 주가조작 ‘선수’ 이정필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현재 잠적한 상태다. 이씨는 주가조작 과정에서 윤 전 총장의 부인 김씨로부터 10억원 상당의 주식계좌를 넘겨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 후보 측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부인이 이씨에게 돈을 건넨 배경에 대해 “ ‘골드만삭스 출신 주식 전문가이니 믿고 맡기면 된다’는 말을 믿고 2010년 1월 14일 이씨에게 신한증권 주식계좌를 일임했다”면서도 "4개월쯤 맡겼으나 계속 손실만 보고 있어, 같은 해 5월 20일 남아있던 도이치모터스 주식 모두를 배우자 명의 별도 계좌로 옮김으로써 이씨와의 관계를 끊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추석께 부인 김씨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었으나 소환 일정이 무기한 지연되고 있다. 수사팀은 권 회장 등 관련자들을 불러 주가조작과 관련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최종적으로 김씨를 소환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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