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후보에게 동네 체육관이나 헬스장에 좀 나가보라 하라.”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청년보좌역 면접에는 한 프로복서가 참석해 면접관에게 호통쳤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9일까지 선거대책위원회 청년보좌역 공모를 하고 서류 심사에서 통해 이날 46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면접은 원희룡 정책총괄본부장과 장예찬, 여명 청년본부장이 진행했다.
이날 윤 후보를 향해 “체육관으로 나오라”고 한 청년은 90년생 한의사이면서 동시에 프로 복싱선수다. 프로전적만 8전에 달한다. 복싱을 비롯해 레슬링과 주짓수 등 종합격투기(MMA) 종목을 전반적으로 수련한 그는 면접장에서 오히려 면접관에게 일침을 가했다. 청년본부에 따르면 그는 “코로나19와 거리두기 방역 때문에 실내체육시설이 정말 어렵고 다 망하게 생긴 현실을 꼭 알려달라는 (관장들의) 요청에 제가 직접 청년보좌역에 도전했다”며 “체육인들이 웬만해선 힘든 티 안내고 꾹 참지만, 지금은 한계 상황”이라고 호소했다고 한다. 또 면접관에게 “윤 후보가 조금만 관심을 보여줘도 체육인들이 마음을 열 것”이라며 “윤석열 후보에게 실내 체육시설 방문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청년보좌역에 도전한 청년들은 이준석 대표를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휠체어를 타고 면접장에 나선 30대 장애인 여성 변호사는 “이대남(20대 남자) 위주인 이준석 대표의 정책에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여야 모두 ‘워킹맘(직장인 어머니)’ 위주의 정책이 많다. 싱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정책도 필요하다”며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고 한다.
또 프로게이머 출신으로 스타트업을 창업한 한 20대도 최종 면접에 올랐다. 그는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게임은 질병”이라고 규정한데 대해 “기성세대, 꼰대 같은 시각으로 게임을 바라보지 말라”고 비판했다.
면접장에서 청년들의 질타를 들은 국민의힘은 청년보좌역 공모 인원을 늘리기로 했다. 이날 면접자들은 현장을 찾은 윤 후보와도 별도의 대화를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윤 후보는 청년본부에 청년보좌역 최종 합격자들 확대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장예찬 청년본부장은 이에 대해 “20여 명이 대상이었지만 윤 후보께서 각 본부에 청년의 생생한 목소리가 더 반영되어야 한다고 지시해 30여 명으로 합격자를 늘리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병민 선대위 대변인은 “최종 검토를 거쳐 다음 주 초 청년보좌역 합격자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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