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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靑 비위 적발할 '특별감찰관'…수년간 방치 '혈세만 줄줄'

직원 두명인데 150평 규모 사무실 3년 계약

민정수석 포함 청와대 인사 잇따라 비위 의혹

청와대 내 감시·견제 기능 사실상 공백상태

"공수처 인지수사無…특별감찰관 활동 더 필요"

서울시 종로구 청진동 소재 특별감찰관실과 이전 예정인 같은 건물 내부 모습./사진=이진석 기자




대통령 친인척과 청와대 고위 공무원의 비위를 적발하는 독립 기구인 특별감찰관이 6년째 수장 없이 방치되고 있다. 한때 30명에 육박했던 직원은 불과 2명으로 줄었지만 조직의 재가동 및 존속 여부에 대한 논의가 무기한 미뤄지면서 불필요한 혈세만 낭비되는 모습이다. 청와대 내 감시와 견제 기능의 공백 속에 권력형 비위가 끊이질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특별감찰관실은 내년 1월부터 2025년 1월까지 3년간 서울시 종로구 청진동에 위치한 사무실 계약을 연장했다. 연간 유지비는 약 5억 6,100만 원이다. 특별감찰관실은 2015년 출범 당시부터 3개월 단위로 사무실 계약을 연장해왔다. 하지만 불안정한 단기 계약이 이어지자 임대인 측이 ‘사무실을 비우거나 층을 이전하라’고 요구했고 특별검찰관실은 기존 8층에서 3층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이전 시점은 리모델링 작업이 완료되는 설 연휴 전후 무렵이다.





이번 이전으로 사무실 전용면적(180평→147평 규모)이 줄어든 데다 장기 계약 혜택이 주어지면서 연간 유지비는 종전의 7억 5,600만 원에서 크게 줄었지만 혈세 낭비라는 지적은 피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2016년 9월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사임한 뒤 후임자가 임명되지 않아 조직이 사실상 껍데기만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별감찰관 직무대행을 수행하던 차정현 특별감찰과장의 임기가 끝난 2018년 4월부터는 감찰반원도 모두 퇴사했다. 감찰 업무 없이 예산·결산과 관련한 행정 업무만 이뤄지고 있다. 사무실을 지키고 있는 직원도 육아휴직 중인 직원 한 명을 제외하면 행정안전부 소속 파견직과 무기계약직 직원 등 2명뿐이다.

특별감찰관실이 장기간 잠정 휴업 상태에 돌입하면서 예산 적정성 문제가 매년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별감찰관 한 해 예산의 절반 이상이 사무실 유지비로만 쓰이는데 이마저 부족해 매년 인건비로 책정된 예산을 전용하는 기형적인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4년간 텅 빈 사무실에 투입된 예산만 30억 원에 이른다. 이 때문에 올해 법무부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 특별감찰관 사무실 예산을 전액 삭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특별감찰관실 측도 지난 7월 정부청사관리본부에 사무실을 무상으로 이용 가능한 청사 안으로 옮기고 싶다는 의견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특별감찰관실 직원은 “감찰 활동 자체는 중단됐지만 조직은 남아 있는 상태라 사무실은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내부에서 실무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게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특별감찰관이 제 역할을 못하는 가운데 청와대 인사들이 불미스러운 일로 조기 낙마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시작으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조국·김진국 전 민정수석 등이 개인과 가족의 논란에 휩싸였다. 특별감찰관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청와대 내 각종 비위가 그나마 일부 걸러지지 않았겠느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청와대와 여당의 ‘의도적 무관심’에 특별감찰관은 일러도 다음 정부에나 지명될 전망이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부는 공수처가 생기면 특별감찰관이 없어도 된다는 입장이었지만 정작 공수처가 제 역할을 못하면서 고위 공직자에 대한 감시 기능이 사실상 멈췄다”며 “공수처가 인지 수사 능력이 전무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비위를 적발하는 특별감찰관이 활성화돼야 양측이 윈윈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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