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에 이어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다. 세계 식료품 가격도 11년 만에 최고로 치솟으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3일(현지 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WTI 가격은 전장 대비 2.01달러(2.28%) 급등한 90.27달러로 마감했다. CNBC는 “WTI가 마지막으로 90달러를 넘었던 때는 지난 2014년 4월”이라고 전했다. WTI보다 다소 높게 가격이 형성되는 브렌트유는 이미 지난달 26일 90달러를 넘었다.
원유 가격이 고공 행진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수급이다. 각국의 경제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수요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이 포함된 OPEC+ 등 주요 산유국들이 추가 증산을 꺼리고 있어 공급은 여전히 제한된 상태다. 여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등 지정학적 위기도 국제 유가 상승을 이끄는 요인이라고 CNBC는 설명했다.
국제 유가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한창인 2020년 4월 배럴당 20달러 아래로 떨어진 후 맹렬하게 올랐다. 2021년에 50%가 올랐고 올 들어 여기서 20%가 더 올랐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올해 유가로 배럴당 120달러를 예상하고 있을 정도다. 외환거래 브로커 회사 오안다의 에드 모야는 “원유 수급이 대단히 타이트해 공급 부분에 약간의 충격만 있어도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며 “OPEC+가 점진적 증산 방침을 바꾸지 않는다는 것은 유가가 곧 100달러를 향해 달려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식료품 가격도 계속 치솟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매달 발표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FFPI)가 1월 135.7을 기록해 ‘아랍의 봄’ 사태로 국제 식량 가격이 급등했던 201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콩 등으로 만드는 식물성 기름의 경우 FFPI가 처음 발표된 1990년 이후 최고치로 올랐다.
NYT는 “국제 식료품 가격이 급등한 요인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공급망 차질, 이상기후, 에너지 가격 급등”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물류 비용도 상승했고 노동력마저 부족해 비용이 더욱 커졌다. 미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모리스 옵스펠드 선임연구원은 “식품 가격 앙등으로 사회적 불안정이 급속도로 확산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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