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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문희 "뮤지컬 '서울1983'은 죽음과의 싸움 같은 작품"

서울시뮤지컬단 '서울1983'서 분단, 이산 아픔 겪은 '강한 어머니' 연기

"노래 연습 강행군-'죽음과의 싸움' 같아-역사 속 장한 어머니 잘 표현할 것"

남편 역 박인환 "세대 구분 없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작품"

배우 나문희(왼쪽)와 박인환이 15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열린 서울시뮤지컬단의 ‘서울 1983’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공연 일부 장면을 선보이고 있다./사진=세종문화회관





“통일 되기 전에 다시 만날 수 있을까?”(박인환)

“살아있다면 왜 못만나겄소. 어서 가시오.”(나문희)

30년의 기다림, 그리고 단 몇 분의 만남. 가슴 속 한(恨)을 풀기엔 너무도 짧은 시간이기 때문일까. 압록강 국경 갈대숲에서 마주한 남쪽의 아내와 북쪽의 남편은 감정을 억누르고 덤덤하게 이야기를 나눌 뿐이다. “부디 남은 생 잘 사시오. 내 그렇게 기도할 것이니.” 남편은 마지막 인사를 건넨 뒤 북의 가족에게로 돌아간다. 말없이 그 뒷모습을 바라보는 등 굽은 여인은 그 자체로 역사의 비극이요, 아픔이다.



서울시뮤지컬단이 오는 30일 선보이는 창작뮤지컬 ‘서울 1983’은 6·25 전쟁으로 인한 분단의 고통과 이산의 아픔, 그리고 그 고단한 삶을 살아온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린다. 1983년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이산가족 찾기’ 생방송을 모티브로 한 이 작품은 인천상륙작전 성공 이후 퇴각하던 북한군에 의해 남편 양백천(박인환)과 생이별한 뒤 홀로 네 명의 자식을 키우는 돌산댁(나문희)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간다.

배우 나문희는 15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열린 ‘서울 1983’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역사 속에서 최선을 다한 ‘장한 어머니’가 참 많은 것 같다”며 “내가 그분들을 대표해서 이번에 정말 잘 해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연기하는 나문희’는 익숙하지만 ‘노래하는 나문희’는 그에게나 관객에게나 새롭다. “노래도 어렵고 분량도 많아 도저히 안 될 것 같다고 하니 김덕남 연출이 ‘그럼 작품을 접겠다’고 하더군요.(웃음) 부족하지만 죽을 만큼 노래 연습을 하고 있어요. 저한테 ‘서울 1983’이 ‘죽음과의 싸움 같은 작품’인 이유죠.”

양백천 역을 맡은 박인환은 “사실 난 노래나 분량이 많지 않아 민망하다”고 운을 뗀 뒤 “수십 년 간 많은 작업을 해왔지만, 이번 공연은 무척 설레고 기다려지는 무엇인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1983은 돌산댁 네로 대표되는 수많은 가족이 전쟁으로 얼마나 큰 상처를 입었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라며 “세대 구분 없이 즐기고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뮤지컬엔 ‘누가 이 사람을 모르시나요’, ‘상록수’, ‘꽃마차’, ‘아침이슬’ 등 8·90년대를 대표하는 국민가요 11곡과 창작곡 15곡이 등장하며 ‘그 시절’의 아픔과 그리움을 표현한다. 10월 30일~11월 1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송주희기자 ss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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