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에는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 기업인 애플의 본사가 있다. 스탠퍼드 연구단지를 중심으로 반도체 칩을 생산하는 기업들로부터 시작돼 지금은 휴렛팩커드·인텔 등 4,000여개 기업이 운집해 있다. 실리콘밸리는 스타트업(창업기업) 경험과 성과를 공유하는 기업 생태계가 가장 잘 조성된 곳으로 끊임없는 혁신이 만들어지고 있다. 중국의 경우 중국 정부가 최초로 지정한 첨단 산업단지 중관촌이 급성장 중이다. 지난 1980년대 초 전자상가 거리였던 중관촌은 샤오미와 레노버 등 입주기업만 2만여개에 이르는 정보기술(IT) 클러스터로 자리 잡았다. IBM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도 2,000개가 넘을 정도다. 중국 젊은이들이 창업카페에서 제2의 마윈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두 사례에서 보듯 기업·대학·연구소가 모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상호작용으로 시너지를 창출하는 클러스터가 세계의 첨단산업을 주도하고 있다. 에너지산업도 예외일 수 없다. 세계 경제와 성장을 주도하는 제6의 물결을 맞아 다양한 시장참여자와 경쟁하기 위해서는 클러스터 조성이 필수조건이다.
한전이 지난해 본사를 나주로 이전한 후 추진하고 있는 에너지밸리 조성사업 또한 지속 가능한 발전과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나가기 위한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광주전남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전력 에너지 분야 특화도시를 조성해 대한민국 신(新)전력수도이자 세계적인 에너지밸리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전은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국내외 기업을 유치하고 국내외 대학과 손잡고 '에너지 창의 캠퍼스'를 구축 중이다. 사람과 기업이 모이고 지역 경제가 함께 커 나가는 혁신의 물결을 선도하기 위해서다. 이처럼 에너지밸리가 확고히 자리를 잡으면 스타트업 성공을 바탕으로 제2의 마윈이 중관촌이 아닌 나주에서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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