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도시로 유명한 대구가 자동차 부품도시로 탈바꿈하고 있다.
15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지역 자동차부품 업체들의 올해 수출 실적이 처음으로 전통적인 지역 대표산업인 섬유수출 실적으로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가 올 10월말 현재 대구지역 주요 산업의 수출실적을 집계한 결과 자동차부품 수출은 8억6,3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2.7% 증가한 것으로 지역 수출의 15.1%를 차지해 처음으로 품목별 1위에 올랐다.
반면 지난해까지 대구지역 1위 수출품목이었던 폴리에스터 직물은 중동과 미국 수출이 줄어들면서 전년보다 15.8%나 감소한 3억9,400만 달러를 기록해 2위로 내려앉았다.
폴리에스터 직물은 대구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6.9%를 기록, 자동차부품(15.1%)과의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섬유는 중동정세 불안으로 이란과 UAE, 글로벌 경기부진으로 미국 등 기존 거래선이 타격을 입었다"며 "중국과 후발개도국도 섬유 생산을 확대하면서 공급과잉으로 고전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자동차부품 수출실적이 급증한 것은 부품업체들이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와 함께 글로벌 진출을 확대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통계청의 광업·제조업 통계(2011년 기준)에서도 대구지역 자동차부품의 부가가치액은 1조5,690억원으로 섬유(1조3,632억원)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대구 달서구 성서산업단지에 위치한 자동차부품업체인 평화정공은 올해 4억불 수출탑을 수상하는 등 매출규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평화정공은 지난 28년간 도어 무빙시스템 생산업체다.
평화정공 관계자는 "지난 2005년 1월 중국 북경공장을 비롯, 유럽 슬로바키아공장·체코공장, 미국 몽고메리공장, 중국 염성공장에 이어 2011년 6월 미국 디트로이트공장까지 5개국 8개 공장과 2개 기술연구소를 운영하는 등 글로벌 경영을 가속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인 GM으로부터도 2006년 이후 6년 연속 우수 협력사로 선정되는 등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사인 대구 경창산업(와이퍼 등) 역시 올해 3억불 수출을 기록했다.
자동차부품이 대구의 대표산업으로 부상하면서 대구시도 완성차와 부품 연구개발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지능형교통시스템(ITS) 기반 지능형자동차부품시험장을 건립 등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부품시험장은 조만간 완공 예정이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 관계자는 "섬유수출이 위축된 반면 자동차부품은 호황이 이어져 수출 1위 순위가 바뀌었다"며 "내년에도 세계경제 성장세 확대, 한·미 및 한·EU 자유무역협정(FTA) 효과 등에 힘입어 증가세가 두드러 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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