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애플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공급하는 계약을 따냈다고 대만 언론이 24일 보도했다. AP는 아이폰·아이패드 등의 두뇌 역할을 하는 장치로 아이폰5에 들어가는 A6모델까지는 삼성전자가 독점납품해왔다.
대만의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지타임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애플과 이 같은 내용으로 3년간 계약을 맺어 오는 2014년 출시될 차세대 아이폰·아이패드 등에 탑재되는 A8 프로세서를 다음달부터 생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TSMC는 올해 말에는 A8의 생산 물량을 확대해 20나노미터 신공정 설비가 완료되는 내년 1·4분기에는 생산량을 대폭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타임스는 다만 애플이 프로세서 공급처를 전량 TSMC로 전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는 삼성전자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애플의 '탈(脫) 삼성화' 전략으로 관련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TSMC는 차차세대 아이폰 등에 들어갈 A9과 A9X 프로세서 생산도 2014년 3·4분기 말부터 시작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편 대만 전자업계는 TSMC가 애플의 차세대 프로세서 물량을 전량 확보하면 우리 돈으로 약 3조원의 신규 수익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은 연간 2억개 가량의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프로세서를 조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애플과의 계약설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디지타임스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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