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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증권사 M&A 잔혹사

한 해가 저물어 가는 요즘 여의도는 어느 해보다 춥다. 증시 침체로 증권사의 수익이 악화돼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매섭다. 이달에만 유명 증권사 2곳에서 1,000여명이 직장을 잃을 판이다.

내년에도 새 주인을 만나 집안 단장을 새롭게 할 가능성이 있는 증권사들이 많아 증권사 직원들의 불안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공개적으로 나온 증권사 매각 물량은 현대·동양·LIG·아이엠투자·골든브릿지투자·리딩투자·애플투자·토러스투자 등 8곳이다.

현대와 동양 같은 경우 A급 매물로 분류된다. 회사 규모와 경쟁력에 비해 값이 싸기 때문이다. 예컨대 시가총액이 9,800억원인 현대증권의 경우 대주주인 현대상선이 가진 지분(24.1%)의 가치는 2,361억원에 불과해 50%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여도 3,500억원이면 인수가 가능하다는 말도 나온다.

그런데 정부가 나섰던 우리투자증권의 매각과 달리 민간 영역에서의 증권사 간 인수합병(M&A)은 좀처럼 진척이 없다. 대부분 사업영역이 겹치는 탓에 매물에 별다른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형사 매물은 인수시 자산 규모를 늘리는 데 큰 도움이 안 되고 특화된 수익구조를 지닌 것도 아니어서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는 의견이 많다. 실제로 1년 전에 매물로 나온 이트레이드증권은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자 지난 27일 매각을 자진 철회하기도 했다. 최근 매각협상에 실패한 아이엠투자증권에 이어 이트레이드증권마저 매매가 무산되면서 중소형 증권사의 'M&A 잔혹사'가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인센티브까지 내걸고 증권사 M&A 활성화에 나서고 있지만 시장은 거꾸로 돌아가는 셈이다.

국내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증권사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대로 급락한 상황에서 M&A로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은 어렵다"며 "금융당국이 투자은행(IB) 자격요건 완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내걸었지만 이 정책 하나만 보고 인수에 나설 곳은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금융당국이 단순히 증권사 수를 줄이겠다는 1차원적 생각에 약한 처방만 고집한다면 상황은 더 곪을 수 있다. 업계 스스로가 M&A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하는 좀 더 강력한 처방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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