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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으로 무장한 터미네이터의 귀환

돌아온 아놀드 T-800

사라 코너 역을 맡은 에밀리아 클라크.

액체금속 터미네이터 T-1000 역을 맡은 한국 배우 이병헌.

'미래 구하려는 과거 여행으로 다시 변한 미래'
전작과 모순 없는 시간 역설적 이야기 펼쳐
캐머론 "기대 이상의 반전 가득" 호평

인류 희망이었던 존 코너 적 T-3000으로 등장
액체금속로봇 T-1000엔 이병헌 분해 눈길
화려한 액션 잔치… '속편 흥행' 이어갈까 주목


올 상반기 극장가는 블록버스터 '속편'의 흥행이 유독 두드러졌다. '어벤져스 :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1편 인기에 힘입어 천만 관객몰이에 성공했고, 1993년 '쥬라기공원'의 모티브를 그대로 이어받은 22년만의 속편 '쥬라기월드'가 지난 주말 4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내달 2일에는 90년대 신드롬을 일으켰던 '터미네이터'가 돌아온다. 극장가 '속편 흥행 공식'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작 설정 촘촘히 녹여낸 흥미로운 스토리=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잘 알려졌다시피 로봇이 지배하는 미래에서 인간 저항군을 이끌고 있는 리더 존 코너와 그를 낳은 어머니 사라 코너, 이들을 없애기 위해 혹은 지키기 위해 시간을 넘나드는 로봇들의 이야기가 주축을 이룬다. 통산 다섯 번째 작품인 '터미네이터 : 제니시스'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2029년 인간 저항군은 각고의 노력 끝에 로봇군단 스카이넷에 승리하지만, 스카이넷은 한발 앞서 T-800을 1984년으로 보낸다. 저항군 리더 존 코너의 어머니 사라 코너를 죽여 미래를 바꾸기 위해서다. 존은 T-800을 저지하기 위해 부하 카일 리스를 뒤따라 과거로 보낸다. 하지만 이 시간 여행으로 모든 미래는 꼬인다.

1984년으로 앞서 간 T-800은 이미 사라를 지키기 위해 과거에 와 있던 T-800과 만나고, 1994년이 돼서야 사라를 없애러 왔던 T-1000이 1984년에 벌써 나타나 이들을 공격해 온다. 이미 9살에 T-800과 만난 사라는 평범한 웨이트리스가 아닌 강인한 여전사로 자랐고, 심지어 로봇이 인류에 대한 총공격을 실시한 1997년 '심판의 날'조차 2017년으로 미뤄진다. '터미네이터2'에서 사라와 존이 스카이넷의 탄생을 저지한 덕에 1997년 '심판의 날'은 없었다는 설정을 가져온 것이다. 하지만 '일어날 일은 일어나는 법'. 2017년 제니시스 프로그램이 스카이넷을 탄생시킨다는 사실을 안 사라와 카일은 2017년으로 향하지만 가장 진화한 적인 나노 터미네이터 T-3000이 나타나 이들을 가로 막는다. 제작진은 시리즈를 관통하는 핵심 스토리인 '미래를 구하기 위해 과거로 가고, 바뀐 과거로 인해 미래 또한 변한다'는 타임 패러독스(시간 역설)를 적극 활용해 전작의 사실들과 충돌하지 않으면서도 완전히 색다른 이야기를 창조해냈다. 과거·현재·미래 세 개의 시간을 넘나들며 벌어지는 복잡한 이야기를 2시간여에 녹여낸 연출도 일품이다. 실제 시리즈를 탄생시킨 제임스 캐머론 감독 또한 "내가 만든 1·2편을 존중해 주었다. 3편이라고 부를 만하며, 기대 이상의 반전이 가득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터미네이터 총출동한 화려한 액션=시리즈의 또 다른 핵심은 상상 초월의 기술과 힘을 가진 터미네이터들이 펼치는 화려한 액션에 있다. '터미네이터2'를 본 사람들이라면 온몸이 자유자재로 변형되는 액체금속 터미네이터 T-1000을 처음 봤을 때의 충격과 공포를 잊기 어려울 것이다.

이번 작품에는 최첨단 나노 입자로 이뤄져 변형이 가능한 것은 물론 어디든지 침투가 가능한 T-3000이 적으로 등장한다. T-1000은 액체 금속이라 극저온·극고온에서는 한계가 있었지만, T-3000은 화염 속에서도 녹지 않는다. 더불어 인간을 흉내내는 것이 아니라 실제 자아마저 있다. 하지만 그 사실이 기존 터미네이터가 가졌던 무시무시함을 오히려 반감시킨 것 같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1·2편을 연상케 하는 여러 장면들과 총출동한 역대 터미네이터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4편에는 출연하지 않은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영화의 상징인 T-800으로 돌아오는 것은 물론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T-1000도 나온다. 특히 이 역할은 한국 배우 이병헌이 맡아 눈길을 끈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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