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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성·강심장으로 막판 대역전… 13억 잭팟

■ 배상문 PGA 바이런넬슨 우승<br>브래들리 2타 차 꺾고 우승<br>한국인 세번째 PGA 챔피언<br>상금 108위서 17위로 껑충


'어느 선수와 붙어도 위축되지 않고 자신의 플레이를 펼치는 승부사.' 배상문(27ㆍ캘러웨이)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표현이다.

한국과 일본 투어 상금왕 출신 배상문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도 당당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배상문은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포시즌스TPC(파70ㆍ7,166야드)에서 열린 바이런넬슨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1타를 줄여 최종합계 13언더파 267타로 정상에 우뚝 섰다.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을 포함해 PGA투어 통산 3승을 올린 키건 브래들리(27ㆍ미국ㆍ11언더파)를 접전 끝에 2타 차로 따돌린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3위(10언더파)에 오른 2011년 마스터스 우승자 찰 슈워즐(29ㆍ남아공)까지 메이저 챔피언 2명이 화려한 조연을 맡으면서 배상문의 PGA투어 첫 우승은 더욱 빛났다.

2008년과 2009년 한국프로골프 투어 상금왕에 올라 국내 무대를 제패한 배상문은 2011년 일본에서도 상금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미국 PGA투어에 진출한 그는 43번째 도전만에 쾌거를 이뤘다. 한국 선수의 PGA투어 대회 우승은 최경주(43ㆍSK텔레콤ㆍ8승), 양용은(41ㆍKB금융그룹ㆍ2승)에 이어 세 번째(통산 11승)다. 교포 앤서니 김(27)과 케빈 나(30), 존 허(23)까지 포함하면 한국계로는 여섯 번째 챔피언이다.

앞선 42개 대회에서 약 160만달러를 받은 배상문은 이번 우승으로 117만달러(약 13억원)를 '한 방'에 챙겼다. 지난해 1년 동안 받은 116만5,952달러보다 많은 액수다. 시즌 상금랭킹은 지난주 108위에서 17위(159만2,794달러)로 솟구쳤고 세계랭킹도 106위에서 껑충 뛰어오르게 됐다.

중압감과 위기를 극복한 근성이 우승의 원동력이었다. 배상문과 동갑내기 맞대결을 펼친 브래들리는 2011년 이 대회에서 생애 첫 승을 거뒀다. 올해는 17일 1라운드에서 10언더파를 몰아치며 사흘 내리 선두를 지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노렸다.



1타 차 2위로 출발한 배상문은 3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아 보기를 적어낸 브래들리와 자리를 맞바꿨다. 5ㆍ6ㆍ7번홀 연속 버디를 보태 4타 차까지 앞서며 경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9번홀(파4)에서 위기가 찾아왔다. 두 번째 샷을 워터해저드에 빠뜨려 더블보기를 범하고 10번홀(파4)에서 보기를 적어내면서 1타 차로 쫓겼다. 브래들리가 11번홀(파4)에서 1타를 잃어 2타 차로 달아났으나 15번홀(파4)에서 다시 고비를 맞았다. 브래들리가 버디를 잡은 반면 1m 남짓한 파 퍼트를 놓쳐 공동 선두를 허용한 것.

'강심장'배상문은 흔들리지 않았다. 16번홀(파5)에서 1.5m가량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그보다 짧은 퍼트를 놓친 브래들리에 앞섰다. 17번홀(파3)에서 티샷이 해저드를 겨우 넘어가 안도의 한숨을 내쉰 배상문은 브래들리가 보기를 기록한 사이 2타 차로 달아나 사실상 우승을 확정지었다.

18번홀(파4)에서 파를 지킨 배상문은 동료 선수인 이동환(26ㆍCJ오쇼핑)과 노승열(22ㆍ나이키골프) 등의 축하를 받았다. 브래들리는 "배상문이 정말 잘했다. 그는 멋진 남자인 동시에 매우 훌륭한 선수"라며 패배를 인정했다.

존 허는 7언더파로 공동 8위에 올랐고 이동환은 이븐파 공동 43위, 노승열은 9오버파 70위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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