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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마처럼 거칠면서도 뱀처럼 요염하지만 천박한 여자 카르멘. 그는 돈 호세를 쥐락펴락 갖고 놀 정도로 배짱이 두둑하다. 질투에 눈 먼 돈 호세에게 결국 살해당할 운명을 예감하는 그는 자유를 추구하면서도 운명론자의 모습을 지닌 자기모순적인 캐릭터를 상징한다. 프랑스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고전 소설을 원작으로 한 '카르멘'이 오페라와 뮤지컬 두 가지 컬러로 관객들을 찾는다.
◇웅장한 오페라 무대를 만나다=국립오페라단의 '카르멘'이 오는 21∼23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른다. 원작을 바탕으로 비제가 오페라로 엮은 '카르멘'은 19세기 세비야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집시 카르멘의 자유연애사를 다룬다. 프랑스 메츠메트로폴 오페라극장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며 프랑스 최고 권위의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받은 관록의 연출가 폴 에밀 푸흐니와 열정과 비극이 섬세하게 어우러지는 무대를 만든 무대디자이너 루이 데지헤가 만나 세련되고도 강렬한 카르멘을 선사한다. 여기에 국제적인 명성을 자랑하는 러시아 국립교향악단에서 외국인 최초 부지휘자로 발탁, 국내 음악계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박태영이 지휘봉을 잡아 집시의 정열적인 선율과 리듬, 스페인과 쿠바의 강렬한 음악적 색채를 덧입힌다. '이 시대 가장 매혹적인 카르멘'으로 평가 받는 메조소프라노 케이트 올드리치와 평론가들로부터 '우리가 가장 원했던 이상적인 돈 호세'라는 호평을 받은 테너 김재형이 출연한다.
오는 28일∼12월 1일에는 고양문화재단이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에 오페라 '카르멘'을 선보인다. 정은숙 전 국립오페라단장이 예술감독을 맡고 연출 양정욱, 지휘 이병욱, 무대미술 임일진 등 국내 스태프와 성악가들이 개성이 넘치는 '카르멘'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카르멘 역에는 추희명·김정미, 돈 호세 역에는 나승서·황병남 등 국내파들이 나온다.
◇화려한 볼거리 넘치는 뮤지컬로 재탄생하다=작곡가 프랭크 와일드 혼, 작사가 잭 머피, 작가 노먼 알렌 등으로 구성된 브로드웨이 드림팀의 손을 거쳐 뮤지컬로 재탄생한 '카르멘'도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2008년 체코 초연 당시 화려한 쇼와 현대적으로 재해석된 스토리로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경이적인 흥행 기록을 세운 뮤지컬 '카르멘'은 매혹적인 여성 카르멘을 둘러싼 네 남녀의 지독하고 강렬한 사랑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했다. 오는 12월 6일부터 내년 2월 23일까지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르는 이 작품은 웅장하고 매혹적인 무대와 음악을 배경으로 플라멩코, 서커스, 매직, 애크러바틱 등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매혹적인 여인 '카르멘' 역에는 가수 바다와 뮤지컬배우 겸 가수 차지연이 낙점됐다. 카르멘과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는 남자 '호세' 역에는 류정한과 신성록이 캐스팅됐다. 특히 화려한 퍼포먼스를 위해 매직 디렉터로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이 참여한다. 극중 카르멘이 서커스단원으로 등장하는 만큼 스토리와 유기적인 매직쇼, 퍼포먼스로 관객들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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