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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둘라 국왕 건강문제로 입원… 조명받는 사우디 왕권승계

유가 향방·중동정세 큰 영향

사우디 증시 한때 5%나 급락

사우디아라비아의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90·사진) 국왕이 건강문제로 입원하면서 차기 왕권승계 구도가 전 세계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 중동 최대 산유국의 향후 권력을 누가 잡느냐에 따라 국제유가의 향방과 중동 정세에 적지 않은 여파가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31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사우디 왕실은 이날 압둘라 국왕이 몇 가지 의료검사를 받으러 수도 리야드의 국립호위병원(NGH)에 입원했다고 밝혔다. 왕실은 구체적인 건강상의 문제가 무엇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왕실의 성명이 발표되자 사우디 증시의 대표적 지수인 TASI(Tadawul All-share Index)는 한때 5%나 급락했다.

압둘라 국왕이 워낙 고령인 만큼 왕위승계 문제가 새삼 주목되고 있다. 사우디 왕실은 현 국왕의 이복동생이자 부총리 겸 국방장관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79) 왕자를 차기 왕위승계자로 2014년 3월 발표했다. 아울러 그 이복동생인 무크린 빈 압둘아지즈 왕자를 향후 살만 왕자의 뒤를 이을 부총리 승계자로 지명했다.



CNBC 등은 왕위승계 문제를 둘러싼 왕실 내 권력투쟁으로 혼란을 겪었던 오만과 달리 사우디는 비교적 안정된 왕위구도가 짜여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사우디 전문가의 말을 빌려 살만 왕자가 미래에 왕위를 잇더라도 사우디의 석유정책과 내치·외교정책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현 국왕의 개혁정책은 지속될 것으로 진단됐다. '사우디에 대해'라는 책을 저술했던 캐런 엘리엇 하우스는 살만 왕자가 미국 워싱턴과 중동 정가에 인맥을 잘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알사우드 가문은 지난 1932년부터 사우디를 통치해왔다. 현임 압둘라 국왕은 2005년부터 재위했지만 10년 전부터 실질적으로 권력을 잡았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전임 국왕이던 이복형제 라드 빈 알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이 1996년부터 뇌졸중으로 사실상 업무를 볼 수 없는 상태였기 때문이다. 현 국왕은 13명의 부인과 35명의 자녀를 둔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재산은 190억달러에 달해 사우디 내 3대 부호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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