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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 골프&리조트(파72ㆍ6,57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금융 클래식(총 상금 12억원) 최종 4라운드. 16번홀까지만 해도 유소연(23ㆍ하나금융그룹)의 우승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였다.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인 그는 2홀을 남기고 3타차 단독선두였다.
하지만 경기 후 우승컵의 주인공은 유소연을 3타차로 쫓던 김세영(20ㆍ미래에셋)이었다. 3회째인 이 대회에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선수가 아닌 '국내파'가 우승하기는 김세영이 처음이다. 연장 끝에 시즌 2승을 거둔 김세영은 우승상금 3억원에 홀인원 부상인 메르세데스벤츠 G350블루텍 SUV차량(1억5,000만원 상당)까지 챙겼다. 한 대회에서 무려 4억5,000만원의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한화금융 클래식은 국내 남녀골프대회를 통틀어 총 상금이 가장 많은 대회다. 김세영은 5개월 만의 우승으로 상금랭킹 10위에서 단숨에 선두(4억8,800만원)로 뛰어올랐다.
선두에 5타 뒤진 공동 3위로 4라운드를 출발한 김세영은 이글 2개와 버디 2개, 보기 2개로 4타를 줄여 유소연과 5언더파 동타를 이뤘다. 이어 18번홀(파5ㆍ547m)에서 진행된 연장 첫 홀에서 유소연이 2m 내리막 파 퍼트를 놓친 반면 김세영은 1.5m 파 퍼트를 집어넣으면서 드라마가 마무리됐다.
김세영에게 행운이 찾아온 건 17번홀(파3ㆍ154m)이었다. 6번 아이언으로 친 공이 그린을 맞고 한 번 튀더니 홀 속으로 또르르 빨려 들어갔다. 김세영은 캐디에게 "진짜?"라고 물은 뒤 "대박!"이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 홀인원으로 유소연과의 격차는 3타에서 순식간에 1타로 줄었고 마지막 18번홀에서 김세영이 파를 작성한 반면 유소연의 1.5m 파 퍼트는 홀 오른쪽 가장자리를 돌아나갔다. 전 홀에서 얻어맞은 홀인원 한 방에 '멘붕(멘탈붕괴)'이 온 듯했다. 유소연이 받는 2위 상금은 1억1,520만원.
경기 후 김세영은 "16번 홀을 마치고 사실 어렵겠다고 생각했다"며 "상금퀸과 LPGA 투어 진출을 목표로 남은 시즌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개 대회 연속우승을 노렸던 김하늘(25ㆍKT)은 10오버파 공동 30위에 자리했고 이 대회 전까지 상금 선두를 달리던 장하나(21ㆍKT)도 전인지(19ㆍ하이트진로)와 함께 9오버파 공동 25위로 실력발휘를 못했다. '슈퍼루키' 김효주(18ㆍ롯데)는 11오버파 공동 35위에 그쳤지만 신인상포인트에선 전인지에 앞서 선두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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