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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포항제철소(소장·이정식)가 수출용 선재제품 출하 프로세스를 개선해 물류 경쟁력을 크게 높이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종전에 수출용 선재제품을 선박에 그대로 싣는 ‘벌크(bulk) 하역방식’을 활용해왔다. 하지만 이 방식은 제품 하역·운송 과정에서 제품 간 마찰로 흠이 생기거나 선박 내 이슬이 맺혀 녹이 발생하는 등 품질결함 발생 가능성이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이에 포항제철소 생산기술부는 2년간 해외 고객사와 출하방식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수차례에 걸쳐 새로운 방식을 테스트한 끝에 ‘컨테이너(container) 하역방식’으로 출하 프로세스를 개선, 2011년 12월 제철소 인근 영일만항에서 동남아 고객사로 첫 출하에 성공했다.
이후 컨테이너를 활용한 선재제품 수출물량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2013년 한 해 컨테이너 하역방식 수출물량은 2012년의 3배 수준으로 증가했고, 2014년에는 상반기에만 벌써 2013년 실적에 달하는 물량을 컨테이너 하역방식으로 수출했다.
동남아는 물론 유럽 고객사들도 컨테이너 하역방식의 안정성과 경제성을 인정하고 있다. 현재 미쉐린(Michelin)을 비롯한 동남아·유럽 고객사 22곳이 컨테이너로 선재제품을 공급받고 있다. 컨테이너 방식으로 전환하는 고객사는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선재제품의 컨테이너 출하 프로세스는 여러 방면에서 고객사와 포스코의 상호 윈윈을 가져온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먼저 고객사는 벌크 방식의 단점이던 운송 품질문제를 차단한 완벽한 제품을 공급받을 수 있다.
포스코는 경제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효과를 거뒀다. 선재제품은 코일이나 후판에 비해 하역 효율성이 낮은 품목이다. 이에 포항제철소는 그동안 영일만항 외에도 부산항 등 타 항구로 하역 물량을 일부 전환해 부족한 하역능력을 보완함으로 인해 부가적인 비용이 발생하고 있었다. 하지만 컨테이너 방식의 출하 프로세스를 적용함에 따라 선재제품을 벌크선에 선적할 때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었으며, 포항제철소 근거리의 영일만항 컨테이너 부두를 출하에 활용할 수 있어 연간 하역시간을 3,600시간 가까이 줄였다. 이렇게 절약된 시간은 다른 수출용 제품을 하역하는 데 활용돼, 연간 선적물량을 50만톤 가량 늘리는 효과를 가져왔다. 또한 선재제품의 컨테이너 수출 활성화에 힘입어 포스코의 수입 컨테이너도 영일만항을 이용하게 돼 물류의 선순환 구조가 성립됐다. 이로 인해 포항제철소는 영일만항 활용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수입화물 지체료와 해상 운송료 등을 매년 10억여 원 절감하는 성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 하역방식 도입을 추진한 생산기술부 박수정 (47) 씨는 “컨테이너 하역방식이 시행 초기 어려움을 딛고 고객사로부터 각광 받는 프로세스로 자리매김 해 보람을 느낀다” 며 “또한 포항 영일만항을 활용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해 더욱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제철소는 컨테이너 방식의 수출물량을 늘릴 수 있도록 대우인터내셔널·포스코강판·포스코TMC 등 그룹사와의 협력체계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며, 또한 컨테이너 하역방식이 다양한 품목에 적용돼 물류 경쟁력 향상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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