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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신호탄 쏜 옐런 의장

내년 4월 시사에 금융시장 요동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2008년 말 제로금리 정책을 실시한 지 6년 만에 기준금리 인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연준의 본격적인 출구전략이 가시화되면서 1994~1995년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남미·아시아 등 신흥국이 동반 위기를 겪었던 악몽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글로벌 금융시장은 초조하게 지켜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주재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양적완화 프로그램 종료 6개월 정도 뒤에 첫 기준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올 10~11월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종료가 예상되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4~5월에 첫 금리인상이 이뤄질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그동안 시장에서는 금리인상 시점으로 내년 하반기를 예상해왔다.

뜻 밖의 조기 금리인상 시사로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이날 뉴욕증시는 장중 옐런 의장의 발언 소식에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고 미 10년물 국채금리도 0.1%포인트나 뛰었다. 4월물 금 가격도 1.3% 급락했다. 또 브라질 헤알화, 칠레 페소화 가치가 각각 0.32%, 0.15% 떨어지는 등 중남미 통화도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21일 런던외환시장에서 중국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6.2330위안까지 떨어져 지난해 2월27일 이후 1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가치가 달러 대비 1% 하락했으며 인도·말레이시아 등의 화폐 가치도 0.5% 내외의 하락폭을 나타냈다. 주식시장도 하락해 코스피지수가 0.94% 빠진 1,919.52에 장을 마쳤으며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1.65% 하락한 1만4,224.23에 마감했다. 인도네시아 증시가 장중 2% 빠졌으며 홍콩증시도 1.5% 하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떨어졌다.

연준 내에서도 '매파'의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가 완연하다. 연준은 이날 공개한 성명에서 FOMC 의원 16명 가운데 13명이 금리인상을 예상했다고 밝혔다. 특히 위원들은 내년 말과 오는 2016년 말 기준금리가 각각 1%, 2.25%로 인상될 것으로 내다봤다. 0.75%, 1.75%였던 지난해 12월 예상치에 비하면 가파른 상승세다.



연준은 또 "최근 하락한 실업률이 노동시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금리인상 시점을 알려주기 위해 시행 중인 포워드가이던스(선제안내) 운영에서 실업률 목표치 6.5%를 폐기했다. 대신 노동시장, 인플레이션, 경기전망, 금융시장 상황 등 광범위한 요소를 고려한 수정 가이던스를 새로 제시했다.

아울러 연준은 지난해 12월, 올 1월에 이어 3차 테이퍼링을 단행해 현행 월 650억달러인 양적완화 규모를 다음달부터 550억달러로 100억달러 더 줄이기로 했다. 또 혹한과 폭설 등의 여파로 경기회복세가 예상에 다소 못 미칠 수 있다면서 올해 미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의 2.8~3.2%에서 2.8~3.0%로 낮췄다. 반면 실업률 전망치는 기존의 6.3~6.6%에서 6.1~6.3%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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