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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가계 부채 대책의 일환으로 고정금리 대출로의 전환을 유도하고, 은행권도 이에 맞춘 상품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변동금리 상품으로 받을 것인가, 고정금리 상품으로 받을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는 모습이 부쩍 늘었다. 금리상승은 대세라는 분석이 많으면서 대출을 이용하려는 소비자들이 '고정금리' 상품에 손은 가지만, 당장에는 변동금리상품보다 이율이 더 높다는 점에서 선뜻 선택에 망설여지고 있는 탓이다. 더구나 현재는 금리가 상승세이지만 몇 년 뒤에는 금리가 떨어질 경우 낭패를 당할 수도 이다. 은행창구에서도 쉽사리 고정대출상품을 권장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중은행의 한 대출담당자는 "고정금리 대출상품을 이용했던 고객들이 금리가 떨어질 경우 이를 항의하는 사례도 있기 때문에 창구에서도 무조건 고정금리상품을 권장하기는 난감하다"고 말했다. ◇고정금리 상품은 늘어나는데…= 정부가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비중을 30%까지 늘리겠다고 발표하면서 금융권에 고정금리 상품대출 판매를 늘릴 것을 권장하고 있다. 가계대출이 800조원에 육박한 상황이고 금리가 상승기조라는 점을 고려할 때,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서는 변동금리 대출보다는 고정금리 상품대출이 낫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동참, 은행들도 고정금리대출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10년부터 최장 30년까지 연 4.8∼5.3%의 고정금리로 빌려주는 'KB 장기분할상환 고정금리 모기지론'을 내놨다.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의 이자가 연 4%대인 것은 이 상품이 처음이다. 외환은행도 장기, 비거치, 분할상환 방식의 고정금리 상품인 'Yes 안심전환형 모기지론'을 1일부터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혼합형으로 첫 3∼5년은 고정금리이며 이후 고객이 원하는 대로 코픽스나 CD 연동금리를 고를 수 있다. 금리는 기간에 따라 5.08∼5.12%이며 만기는 10∼30년까지 가능하다. 신한은행도 4월부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기본형과 혼합형으로 나뉘며 기본형은 3∼15년 만기까지 고정금리가 적용된다. 금리는 기간에 따라 연 5.0∼5.8%다. 혼합형은 3∼5년간 고정금리를 내다가 이후 최장 30년까지 잔액기준 코픽스 금리에 따라 변동금리를 적용 받는다. 하지만 고정대출상품 판매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고객들이 고정금리 상품보다는 혼합형, 그리고 변동형을 여전히 더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국민은행이 지난 5월 초에 내 놓은 고정금리상품(연 5.25~6.05%) 상품은 판매액이 1,000억원을 밑돌지만 혼합형(고정+변동금리)은 3,000억원을 훨씬 넘었다. 이 상품은 3~5년은 5.25~5.35%의 고정금리, 이후에는 변동금리를 적용한다. 초기에도 금리부담이 고정금리 상품보다 낮고, 또 장기적으로는 금리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혼합형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리 지속 상승?…고정금리 상품이 안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올해에만 한 두 차례 더 올리지 않겠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은행의 대출담당자들 역시 금리상승은 대세라고 지적하고 있다. 다만 그 금리가 언제, 얼마나 오를지는 짐작하기 어려운 만큼 일단 대출의 '안정성'을 더 따지라고 조언을 한다. 은행 대출 담당자들은 10년 정도의 대출금 상환을 계획할 경우 생애최초주택자금대출을 우선 권하고 있다. 4.2~5.2%의 저렴한 고정금리가 최장 20년까지도 그대로 적용이 되고 중도상환수수료까지 면제 되므로 최우선적으로 가능여부를 취급은행에서 확인하는 좋다는 것이다. 국민주택기금의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대출의 대상이 되는 주택은 전용면적 85㎡이하, 6억원 이하 주택에 세대주를 포함한 세대원 전원이 무주택자인 경우에 해당한다. 또 부부합산 연 소득이 4,000만원 이하, 주택가격의 60%이내에서 가구당 최대 2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연간 5.2%의 고정금리형이고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다. 물론 20세 미만의 자녀가 3명 이상일 때는 연 4.2%의 저렴한 고정금리도 적용 받는다. 상환방식은 20년 원리금균등분할이고 거치기간은 1~3년이다. 생애최초가 안될 경우에는 대출기간에 따라 맞춤형 대출 선택을 권유하고 있다. 5년 이상의 장기적인 대출금 상환을 계획한다면 주택금융공사의 u-보금자리론의 고정 금리형을 추천했다. 초기에 적용 받는 금리가 최장 30년의 기간까지 그대로 유지되는 상품인데, 금리도 연 4.2~5.45%다. 대출금액을 중도에 대출금을 상환할 경우 수수료를 지불하는 기간이 5년까지다. 또 대출 후 2~5년 이내에 상환할 계획이 있을 경우에는 높은 금리의 장기 대출상품이 아닌 시중은행의 코픽스금리잔액기준과 2~5년 고정금리 상품이 이자부담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코픽스금리 잔액기준으로는 연 4%대의 금리가 적용된다. 고정금리 상품이 아무래도 이자 부담이 더 높고, 향후 금리 방향이 어떻게 될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혼합형 상품도 괜찮다고 추천했다. 혼합형상품은 초기 3~5년은 고정금리 대출을 적용 받는다. 금리상승이 몇 년간 지속 될 경우 변동금리 상품을 대출받는 것보다 시간이 흐를수록 유리한 셈. 그러다가 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경우 변동금리 상품으로 전환하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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