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5일 제주를 시작으로 약 3주간 진행될 민주당의 본경선 레이스는 현재 문재인 후보의 1위가 예측되는 가운데 손학규ㆍ김두관 후보가 그 뒤를 쫓고 있다. 선거인단의 최종 규모와 경선 초반 결과, 결선투표 시행 여부 등이 최종 순위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문재인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캠프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 본경선이 서로를 치고 받는 '복싱'이라면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대결은 각자의 레이스가 중요한 '육상'"이라며 "안 원장과의 육상 대결에 필요한 근육을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세론'이 굳혀진 후인 만큼 안 원장과의 단일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자심감의 표현이다.
지난 17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민주당 후보 지지도는 문 후보가 35.3%를 기록, 13.7%의 손학규 후보, 8.8%의 김두관 후보, 4.1%의 정세균 후보, 3.5%의 박준영 후보 등을 여유 있게 앞서 있다. 현재 모집 중인 선거인단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이들의 투표 결과와 여론조사 결과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여 선거인단의 최종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다음달 4일까지 진행되는 선거인단 모집에 이날 오후3시 현재 53만여명이 신청했는데 이 추세대로라면 100만~150만명가량이 선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초반 경선 지역인 제주ㆍ울산 등에서 문 후보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인 열세에 놓여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변수다. 제주에서는 손 후보가, 울산은 김 후보가 선전하고 있는데 초반 선거 결과로 문재인 대세론이 흔들릴 경우 최종 승부는 쉽사리 예측할 수 없는 국면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이다.
손 후보 측 관계자는 "2002년 경선 당시 지지도가 5%에도 미치지 못했던 노무현 후보가 경선 초반 예상 밖 선전을 하며 치고 나갔던 전례를 감안하면 이번에도 경선 초반 충분히 문재인 대세론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특정 후보의 과반 득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1ㆍ2위 후보 간 결선 투표를 실시하기로 한 것도 예의주시해야 할 대목이다. 문 후보 측은 과반 득표로 결선 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할 것이라고 자신하지만 손ㆍ김 후보 측은 결선투표에서 '반(反)문재인' 표를 결집시켜 막판 역전을 만들어낸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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