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감소세를 보이던 미분양 아파트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잇따른 부동산 규제 완화로 주택구매 수요가 살아나고 있지만 지방을 중심으로 단기간에 공급이 몰리면서 분양시장이 단기 공급과잉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추석 이후 아파트 분양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정부의 규제완화 후속조치 시행이 지연될 경우 분양시장이 냉각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총 5만1,287가구로 전달보다 1,030가구(2.0%) 늘었다. 잇따른 부동산 규제 완화로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해 9월 이후 8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최근 3개월 동안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수도권은 2만6,797가구로 전달보다 3,415가구 미분양이 줄었다. 최근 집값 회복 기대감으로 수요자들의 미분양 매입이 잇따랐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방 미분양은 전달보다 4,445가구 증가한 2만4,490가구로 집계됐다. 특히 상반기 분양시장을 이끌었던 대구와 세종시에서 각각 1,400가구와 1,042가구의 신규 미분양이 발생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미분양 아파트 증가세는 수요감소라기보다는 단기 공급이 몰리면서 수요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전셋값이 여전히 상승하는 가운데 준공 후 미분양은 소폭이지만 감소했고 기존 미분양도 5,000여가구 줄었다. 미분양 증가가 신규 분양단지에서 집중됐다는 의미다.
특히 추석 이후 공급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반기 분양시장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9~11월 분양예정인 아파트는 전국 122곳, 9만5,392가구로 지난 2000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21%나 증가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지방의 경우 최근 2~3년간 공급이 꾸준히 지속됐고 일부 지역은 다소 과열되는 모습도 있었다"며 "추석 이후 공급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공급과잉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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