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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약간 짜게 먹는다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네요." 25일 점심시간 구내식당 입구에서 짠맛 미각검사를 받은 CJ오쇼핑 홍보팀의 최혜림(23)씨는 레드카드를 받자 당황해 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최씨는 "고향이 전라도라 집안분들 모두 짜게 먹는 편인데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면 각종 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하니 지금부터라도 국물을 덜 먹고 약간 싱겁게 먹도록 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미각검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이 펼치고 있는 '저나트륨 급식주간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서울 방배동의 CJ오쇼핑 본사에서 진행됐다. 검사는 나트륨 농도를 5단계로 나눈 콩나물국을 종이컵에 따라 맛보며 짠맛 강도와 선호도를 체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검사에 참여한 28명의 CJ오쇼핑 직원들에게는 검사 결과에 따라 각각 빨간 카드(아주 짜게 먹는 편), 주황 카드(약간 짜게 먹는 편), 노란 카드(보통), 연두색 카드(약간 싱겁게 먹는 편), 초록색 카드(싱겁게 먹는 편)가 주어졌다. 이 가운데 빨간 카드와 주황 카드를 받은 사람이 3분의1을 넘는 10명에 달했다. 이날 점심은 나트륨 함량을 보통 식단보다 40%가량 줄인 저나트륨 급식 메뉴가 제공됐다. 급식 메뉴는 저염 봄나물비빔밥과 저염 홍차데리야키소스가 가미된 스테이크 등 두 종류였다. 비빔밥을 먹은 박영신 대리는 "평소 국물을 남기지 않을 정도로 짜게 먹는 편인데 약간 싱거운 듯하지만 나름대로 맛이 있다"며 "오히려 깔끔한 웰빙식을 먹은 것 같아 마음이 편하다"고 전했다. 스테이크를 먹은 또 다른 직원도 "소스가 평소보다 싱겁기는 하지만 스테이크를 먹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저염식단을 공급한 CJ프레시웨이의 박찬선 서울사업부 오쇼핑점 점장은 "비빔밥에 넣는 고추장 제조시 소금의 양을 3분의1로 줄이는 대신 단맛을 내는 올리고당을 넣어 밋밋하지 않게 했다"며 "스테이크 소스도 소금량을 줄이고 홍차즙을 활용해 고기와 잘 어우러지게 했다"고 소개했다. 이날 저염식단을 경험한 회사직원 800여명은 식사 후 조사한 설문에서 대부분 '맛있다' 또는 '먹을 만하다'고 응답했다. '별 맛이 없다'는 직원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식약청은 이번 한 주간 펼친 저나트륨 급식 시범사업 기간 동안 호응이 좋은 높은 저나트륨 메뉴를 개발ㆍ보완해 급식업체 등에 배포할 예정이다. 송홍지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국민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WHO) 권장량인 2,000㎎의 2배 이상"이라며 "나트륨을 과다 섭취하면 고혈압ㆍ뇌졸중ㆍ위암ㆍ골다공증 등 다양한 질환의 발생위험이 높아지는 만큼 패스트푸드와 국물 섭취를 줄이는 한편 조리과정에서 소금 사용을 줄이고 파ㆍ마늘ㆍ생강 등 향이 있는 채소를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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