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31)의 신시내티가 첫판에서 탈락하면서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사상 첫 한국인 간 맞대결은 무산됐지만 류현진(26)의 소속팀 LA 다저스는 위대한 도전의 첫발을 내디딘다.
다저스는 4일 오전9시37분(이하 한국시각) 애틀랜타의 홈구장인 터너필드에서 8강전 격인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ㆍ5전3선승제) 1차전을 벌인다. 지난 1988년 이후 25년 만이자 통산 7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향한 첫 단추를 끼우는 것이다. 1차전 선발로 다저스는 클레이턴 커쇼(시즌 16승9패, 평균자책점 1.83), 애틀랜타는 크리스 메들렌(15승12패, 3.11)을 내세운다. 3선발 류현진은 7일 오전4시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3차전에 선발 등판한다. 역대 한국인 투수 가운데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첫 선발 등판이다.
◇류현진, 챔피언십 진출 주인공 될까=다저스가 NLDS 1ㆍ2차전을 이기고 류현진이 3차전 호투로 다저스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ㆍ7전4선승제) 진출을 이끄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다저스가 애틀랜타 원정에서 최소 1승을 챙기고 돌아와야 신인 류현진의 부담도 덜하다.
류현진은 올 시즌 2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2.13으로 애틀랜타에 강했다. 하지만 다저스는 애틀랜타에 2승5패로 약했다. 애틀랜타전 타율이 각각 0.500(16타수 8안타), 0.467(15타수 7안타)인 야시엘 푸이그와 스킵 슈마커가 타자들 중에서는 그래도 믿는 구석이다. 1차전 선발 커쇼가 올 시즌 애틀랜타전 등판 경험이 없다는 것도 변수다. 일단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의 전문가집단 34명 가운데 29명은 다저스의 NLCS행에 표를 던졌다.
◇추신수, 빛바랜 원맨쇼=2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와 피츠버그의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1번 타자 중견수로 나선 추신수는 1대6으로 뒤진 8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왼손투수 토니 왓슨을 두들겼다.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108m짜리 1점 홈런. 올 정규시즌 왼손투수 상대타율이 0.215로 저조했던 추신수지만 큰 무대에서 큰 것 한 방을 쏴 올리며 '왼손 징크스'를 털어냈다. 추신수가 왼손투수를 맞아 홈런을 때리기는 올 시즌 처음이다.
이에 앞서 0대3으로 뒤진 4회에는 몸에 맞는 공으로 걸어나가 팀의 첫 득점을 만들기도 했다. 3타수 1안타(1홈런)에 1타점 2득점 1삼진으로 출루율 0.500. 한국인 사상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선발로 나서 첫 출루와 첫 득점, 첫 안타ㆍ홈런ㆍ타점 등 각종 기록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팀이 2대6으로 무기력하게 지면서 추신수의 2013년은 이대로 마감되고 말았다. 경기 후 추신수는 "좋은 경험을 했다. 내년에는 끝까지(월드시리즈) 가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리는 추신수는 내년 시즌 새로운 구단에서 월드시리즈행을 준비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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