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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거실을 포함한 전면부를 의미하는 '베이(Bay)' 평면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소형아파트에 4베이, 즉 거실과 방 3개를 나란히 배치하는 것이 일반화돼 가는 추세며 최근에는 중소형아파트에 5베이 평면까지 등장했다.
건설사들이 아파트 내부 구조 차별화에 주력하면서 첨단을 걷게 된 베이 평면은 채광과 통풍에 유리해 주거환경을 더욱 개선시킨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무리한 공간 배치로 내부 동선이 불편해지고 분양가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어 가족 구성원 등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평면 선택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다음달 중 분양 예정인 '위례 송파 힐스테이트(전용면적 101~149㎡)' 아파트 일부 세대에 5베이 평면을 선보인다. 101㎡ B형 주택 100여가구에 적용되며 이를 통해 아파트 서비스 면적이 50% 이상 늘어나게 됐다는 것이 현대건설의 설명이다.
중소형아파트에도 조금씩 5베이 평면이 적용되고 있다. 신영이 공급하는 '천안 불당 지웰 푸르지오'는 84~99㎡(전용면적 기준)형으로 이뤄진 중소형아파트 단지임에도 일부 주택형에 5베이 구조를 적용했다. 금강주택이 다음달 분양할 예정인 '금강 펜테리움 센트럴파크 2차' 아파트 역시 66~84㎡형으로 이뤄져 있지만 5베이 평면을 선보일 예정이다.
다양한 베이 평면은 발코니 확장이 허용되면서 가능해졌다. S건설의 한 관계자는 "발코니 확장이 가능해지면서 다양한 평면을 구상할 수 있게 됐다"며 "특히 최근에는 가변형 벽체 등이 대중화되면서 공간 활용도가 더 넓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베이가 늘면 입주자들의 주요 생활공간의 전면부 배치가 늘어나 채광이나 조망ㆍ통풍 등 주거환경이 개선된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발코니 면적이 많은 아파트의 경우 베이가 늘수록 발코니 확장으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 면적도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베이가 늘어날수록 입주자들에게 모두 좋은 것만은 아니다. 베이가 늘게 되면 아파트의 전체적인 구조는 직사각형이나 'ㄱ'자형(形)을 유지해야 한다. 이 때문에 건물이 들어서는 토지의 효율성이 낮아져 분양가 상승의 한 원인이 된다.
D건설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입주자들이 남향을 선호하는데 베이가 늘어 남향 위주로 아파트를 지으려고 하면 동 배치에 문제가 생긴다"며 "결국 같은 토지라도 이용할 수 있는 면적이 줄어 가격이 상승할 여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용할 수 있는 내부 공간은 늘지만 사람들이 생활하고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은 줄어든다. 전면부에 길게 일자로 배치되다 보니 복도나 거실 등이 협소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동선 자체도 불편하다.
또 다른 S건설 관계자는 "아파트의 위치, 가족 구성원과 성향 등에 따라 5베이가 적합할 수도 있고 3베이가 좋을 수도 있다"며 "무작정 베이 수가 많다고 해서 아파트의 품질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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