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미 플로리다의 지역 투자은행 사우스웨스트증권의 마크 그랜트가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와 그에 따른 글로벌 경제의 혼란을 최초로 예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월가의 대형 금융기관과 헤지펀드ㆍ국부펀드 등의 세계적 거물들이 그를 주목하고 있다고 최근 전했다. 무명의 경제학자이던 루비니 교수가 서브프라임 사태를 최초로 예견하면서 각광을 받은 것과 마찬가지로 지난 2010년 그리스 사태를 예측한 그랜트가 이제는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 등 세계적 큰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
그랜트는 2010년 1월13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미 그리스가 국가채무 때문에 국가부도 사태를 맞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지금까지도 그랜트의 전망은 비관론 일색이다. 우선 17일 그리스 재총선을 하루 앞두고 그는 "그리스는 드라크마화로 회귀할 것"이라며 "디폴트 사태로 뱅크런(은행의 예금 대량인출)이 발생해 유동성이 독일과 미국으로 몰릴 것"이라고 확언했다. 어느 당이 승리하더라도 결국 그리스의 디폴트를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그리스 디폴트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여러 곳으로 전염될 것이지만 도울 수 있는 유일한 국가인 독일은 이들을 구하러 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기확산을 막기 위한 유럽의 방화벽에 대해서도 "울타리 안의 말들이 한 마리 빼고는 모두 전염병을 앓고 있는데 울타리만 높이 쌓아 올리는 격"이라며 "유일하게 감염되지 않은 독일도 언제까지고 병에 걸리지 않을 거라고 기대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유럽 사태로 세계경제에 '아마겟돈(대혼란)'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그는 내다봤다. 그는 "앞으로 4개월 이내에 좋지 않은 리세션(침체)에 직면하면서 기존 시스템이 수많은 쇼크를 겪게 될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1930년대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견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