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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경량 기능성 섬유소재 분야에서 일본을 넘어서겠습니다."
지식경제부가 선정한 '월드클래스(World Class) 300' 기업 가운데 섬유 업종으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ST원창의 채영백(40ㆍ사진)대표.
채 대표는 "섬유 쪽에서 유일하게 선정된 것은 리딩 컴퍼니로서 역할을 해 달라는 주문으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월드 스타'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올해로 창업 37년을 맞는 ST원창의 생산품은 아웃도어 의류 등에 주로 사용되는 초기능성 박지 직물. 미래 첨단 섬유산업에 들어가는 핵심소재로, 스포츠·레저용, 스마트, 산업용 하이테크, 메디컬 융합섬유 등에 활용된다.
생산규모나 시장 점유율면 에서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국내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402억원(수출 198억원)으로, 매년 20~30%의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아웃도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패션ㆍ캐쥬얼 부문에서도 가볍고 기능적인 소재를 많이 사용함에 따라 초경량 기능성 섬유소재의 사용범위가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있다.
ST원창은 1980년대 중반부터 이 같은 의류 트렌드를 미리 예측하고 준비해왔다. 채 대표는 "당시 대구의 다른 섬유 기업들은 주로 폴리에스테르 섬유 쪽에 집중했으나 원창은 나일론 분야에 눈을 뜨고 기술 개발에 나섰다"며 "90년대 들어 시장성을 확신하고 이 분야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장기간의 기술개발을 통해 첨단소재 섬유기업으로 도약한 것이다.
이 분야 세계시장의 70%는 현재 일본이 장악하고 있다. 과거에는 일본 기업과 기술 격차가 커서 '겉감은 일본산, 안감은 한국산' 이라는 말이 있었으나 지금은 브랜드 인지도에서 차이가 있을 뿐 기술 수준은 차이가 거의 사라졌다는 것이 채 대표의 설명이다.
ST원창의 기능성 소재는 '제닌텍스'(ZENINTEX) 등의 브랜드를 달고 세계시장을 누빈다. 해외시장 개척을 위해 2002년 베트남 지사를 시작으로 중국 상하이, 미국 뉴욕 등 6개 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미국 노스페이스를 비롯해 유럽 막스마라, 베네통 등 세계적인 브랜드에 원단을 수출한다. 국내에서도 코오롱, K2, 영원무역, 라푸마 등 주요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ST원창의 기능성 소재를 활용해 완제품을 만든다.
채 대표는 "초경량 기능성 소재 부문은 영업력이 아니라 '기술력'으로 싸우는 분야"라며 "매출의 5%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하며 한 해 300가지 이상의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6년 자체 부설 연구소를 설립했고 상품기획팀도 운영하고 있다.
채 대표는 창업 2세다. 30대 중반이라는 젊은 나이에 창업주로부터 가업을 이어받았다.
초경량, 고기능, 인체친화형 섬유 소재 선도기업을 목표로, 지난 2009년 회사명을 현재의 ST원창(옛 원창무역)으로 변경하고 '제2의 창업'에 나섰다. 기술력과 영업력을 확대하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의 근무환경, 사원복지 및 처우를 개선했다.
"섬유가 전통적인 '3D업종'이란 이미지가 강해 인력수급, 세대간 기술전수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러나 최근 젊은 2세 섬유인들이 늘어나면서 어둡고 낡은 섬유 이미지를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과거 대구 섬유산업이 대기업의 '단순 하청구조'였던 만큼 대기업이 섬유소재 사업을 접으면서 기술력과 영업력을 갖추지 못한 업계가 몰락의 길을 걸었다"며 "2000년대 초반까지 이런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쳐 현재 살아남은 기업들은 탄탄한 자체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고 밝혔다.
채 대표는 "아직 국내 초경량 기능성 섬유소재의 50%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등 이 분야 시장은 무한하다"며 "창조적 섬유정신으로 100년 이상 영속 가능한 기업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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