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대구 동부경찰서의 조사에서 아버지 정모(22)씨는 "게임을 하러 나가야 하는데 아이가 잠을 자지 않았다"며 "손으로 아이의 코와 입을 막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부검 결과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다"며 "국과수에 독극물 여부 등의 확인을 의뢰했고 정씨에 대해서는 이날 살인 및 시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정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16일에 있을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인터넷 게임에 빠진 상태인 정씨는 지난 2월24일부터 생활고로 아내와 별거를 시작했다. 이후 정씨 아내(22)는 지역의 한 공장에 취직해 기숙사로 들어갔다. 기숙사에서 아기를 키울 수 없게 되자 정씨가 양육을 맡게 됐다. 하지만 정씨는 아이를 돌보지 않고 PC방·찜질방을 돌아다니기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지난달 7일 아들이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정씨는 숨진 아들을 담요에 싼 채 24일간이나 아파트 베란다에 방치했다가 결국 100ℓ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렸다. 이후 지난 13일 경북 구미시 인동의 길가에서 뒤늦게 발견됐다.
당초 정씨는 자신의 범행이 탄로 날 것으로 우려해 경찰서를 찾아 "노숙을 하던 중 아들을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가 이후 "아들이 굶어 죽었다"고 말하는 등 진술을 번복하다 끝내 자신의 범행을 실토했다. 게임중독에 빠져 두살난 아들을 살해한 비정의 아버지의 끔찍한 범행이 40일 만에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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