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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가의 굴욕 … 132년만에 단독 경영권 상실

프랑스 국민차인 PSA푸조시트로엥이 중국의 둥펑모터스와 프랑스 정부에 지분을 매각해 긴급자금을 수혈받았다. 그 대가로 창업주 푸조 가문은 132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유서 깊은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인 푸조의 단독 지배권을 잃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푸조 이사회는 18일(현지시간) 둥펑과 프랑스 정부로부터 각각 8억유로(약 1조1,700억원)를 지원받는 대신 14%씩 지분을 제공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푸조는 또 14억유로 규모의 보통주를 추가 발행해 총 30억유로를 조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당초 25.4%의 지분과 38%의 의결권을 쥐고 있던 푸조 가문의 지분비율도 14%로 축소됐다. 푸조가(家), 둥펑, 프랑스 정부가 각각 14%의 주식을 소유하게 되면서 창업주 가문의 단독경영 체제가 막을 내린 것이다. 이 회사가 지난 1882년 자동차 제조업체로 거듭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티에리 푸조 이사회 의장은 사임했고 푸조 가문이 보유한 이사회 의석도 4석에서 2석으로 줄었다. 대신 둥펑과 프랑스 정부는 각 2석씩을 얻었다.



푸조는 이날 카를로스 타바레스 르노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신임 회장에 임명하고 금융자회사 매각 등 경영쇄신안도 함께 발표했다. 그러나 WSJ는 "14%의 동일지분을 보유한 대주주가 셋이나 있고 대주주 간 언어와 문화 차이가 현격한데 제대로 회사를 경영할지 의문"이라며 푸조의 미래를 비관했다.

푸조는 르노에 이은 프랑스 2위 차량 제조사이자 유럽 내 판매량에서도 독일 폭스바겐에 이어 2위를 달리는 브랜드다. 그러나 점차 쪼그라드는 유럽 시장에 지나치게 집중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며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총판매량은 282만대로 2011년(358만대)보다 22% 가까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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