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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스스로도 기대가 많이 돼요."
올 시즌 첫 실전 라운드를 마친 '지존'신지애(25ㆍ미래에셋)의 표정이 밝았다.
1일 유럽ㆍ아시아 여자프로골프 투어 볼빅 RACV 레이디스 마스터스 1라운드가 열린 호주 퀸즐랜드주 골드코스트의 로열파인스 리조트 골프장(파72ㆍ5,862m)에서 만난 신지애는 가장 큰 변화로 "골프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고 했다.
신지애는 지난 2010년 11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미즈노 클래식에서 우승한 후 한참 동안 침묵했다. 지난해 5월에는 왼쪽 손바닥 수술을 받으면서 부진이 길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킹스밀챔피언십에서 1년10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하더니 그 다음주에 열린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4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완벽하게 부활했다.
손바닥 수술은 스스로 내린 극약처방이었다. "손바닥 통증은 당장 수술을 받아야 할 정도는 아니었어요. 갑작스럽게 수술을 결정한 데에는 뭔가 자극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있었습니다. 프로 선수로 7년간 투어를 뛰면서 자신을 돌아볼 시간이 없었거든요."
2개월여의 공백은 보약이 됐다.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는 동안 답답하기도 했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는 그는 "플레이를 하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깨달았고 골프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났다"고 설명했다.
"부상이 선수를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느꼈어요. 더 튼튼한 몸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잘 준비됐던 것 같습니다."신지애는 3주가량의 비시즌 기간 동안 체력 보강에 집중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지난해 12월 한일전 등을 치르느라 휴식기가 짧아 스윙에는 특별한 변화를 주지 않기로 했다.
신지애의 올해 목표는 LPGA 투어 MVP격인 올해의 선수 등극이다. "우리 선수들이 아주 잘 하고 강한데 아직 올해의 선수는 아무도 차지하지 못했다"는 그는 "한국인 첫 주인공이 되고 싶다. 세계랭킹 1위 복귀(현재 8위)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당당히 말했다. 그는 이어 "이전까지는 목표를 뚜렷하게 말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좀더 구체적으로 밝히기로 했다. 그게 내게도 계속 자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지애는 이날 시즌 첫 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1개를 잡아 1언더파 71타를 적어냈다. "코스 곳곳이 젖어 있고 그린이나 벙커 상태가 좋지 않은 가운데 첫 실전 라운드 '노 보기'플레이는 만족스러운 결과"라고 자평했다. 대회 개막 이틀 전까지 이곳 퀸즐랜드주에는 큰비가 내렸다. 신지애와 함께 경기한 캐리 웹(39ㆍ호주)은 2언더파 70타를 기록했다. 웹은 이 대회에서 통산 7승을 거뒀다. 신지애는 2007년 이 대회에서 웹에 이어 2타 2위를 한 적이 있다. 첫날 선두 자리에는 5타를 줄인 제시카 코다(미국)가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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